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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넥센 2차전 리뷰 - 삼성팬을 위한 100% 맞춤식 승리

by 푸른가람 201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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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넥센 에이스 금민철마저 무너뜨리고 3연승의 가파란 상승세를 탔다. 삼성은 선발 배영수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필승 계투조가 2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아 넥센에 3:1의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며 중간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에이스 배영수는 근 1년만에 승리투수의 감격을 누렸고, 베테랑 박진만과 양준혁은 3타점을 합작했다. 권오준과 오승환은 전성기때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한마디로 팬들이 좋아할만한 최적의 조합이 이루어진 경기였다.


배영수의 환한 웃음 속에 깊게 배어있을 슬픔을 짐작하다

344일만의 1군경기 승리. 지난해 4월 28일 히어로즈전 이후 1년 가까이 절치부심의 세월의 보낸  배영수에게 오늘 경기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7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을 허용했지만 단 한점도 실점하지 않는 노련한 피칭을 선보였다. 탈삼진은 1개에 불과해 예전처럼 타자들을 압도하던 구위는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이 고무적인 일이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재기 가능성을 보였던 배영수는 3월 31일 KIA와의 광주경기에서 5이닝 1실점의 호투를 보이며 팬들에게 일말의 기대감을 심어주었었다. 오늘의 호투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졌음은 당연하다. 구위만 좀더 회복된다면 예전에 보였던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배영수 스스로도 여전히 빠른 공에 대한 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잃었던 스피드를 찾고 싶다"는 배영수에게 올시즌은 분명 마지막 기회의 시간이다.


베테랑의 활약, 그들이 있어 야구가 즐겁다

지난 시즌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박진만이 올시즌 초반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비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기량으로 팀 전력에 보탬이 되어 주었지만 올해는 공격에서도 중심타자 못지 않은 중량감을 보이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팽팽한 0의 균형을 깨는 장쾌한 결승홈런으로 배영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양준혁의 적시타는 더더욱 반갑고 즐거운 소식이다. 어떤 '감'이 발동했는지 몰라도 선동열감독은 왼손투수 오재영을 상대해 4번타자 최형우 대신 양준혁을 대타로 기용했다. 통상적인 경기에서는 자주 보기 힘든 선수기용이었다. 양준혁은 초구를 만세타법으로 힘차게 공략, 펜스를 직접 맞치는 2타점 적시 2루타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반갑다! 권오준의 뱀직구, 오승환의 돌직구

권오준은 아직 예전같진 못하다. 2005년 초반 삼성의 마무리를 맡았던 권오준의 공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춤을 췄다. 마치 뱀이 꿈틀그리듯 타자들을 농락했다. 지난 몇년간 자취를 감췄었던 그 뱀직구 만큼은 아니지만 자신감 넘치는 투구폼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공은 삼성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의 재기를 기원했던 많은 팬들이 오늘밤 기쁨의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시즌 개막전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던 오승환의 공은 게임을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단 하나의 블론세이브도 기록하지 않겠다던 당찬 각오는 첫날부터 어긋났지만 그 실패가 오히려 좋은 약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알고도 못친다는 오승환 특유의 돌직구 앞에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질이다. 모두에게 힘들었던 2009년 시즌이었다면, 올시즌은 부상에서 돌아온 모든 선수가 활짝 웃을 수 있는 'Happy 2010'이 되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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