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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1차전 리뷰 - 삼성, 연패의 늪이 깊어진다

by 푸른가람 201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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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속마음까지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역시 SK는 지금까지 만났던 팀들과는 격이 달랐다. 삼성으로선 완봉패를 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삼성에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한방이 필요한 때 쳐 줄 수 있는 해결사가 없으니 선동열감독도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믿었던 선발투수진마저 차가운 날씨에 몸이 덜 풀렸는지 동반부진에 빠질 모양새다.

오늘 선발 장원삼은 다섯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안정감이 있다고 인정받던 투수였다. SK와의 1차전에 등판하기 전까지 3경기(선발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15이닝동안 피안타 10개와 사사구 2개를 허용했지만 탈삼진도 무려 14개나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20에 불과했다. 맞춰잡는 야구에 눈을 뜬 배영수가 평균자책 부문 선두에 올라있는 건 그렇다치고, 삼성 선발투수 가운데 제구력과 구위를 겸비한 투수는 장원삼이 유일했었다.

그런 장원삼이 SK 타자들에게 속절없이 무너졌다. 3과 1/3이닝동안 8피안타 1볼넷으로 5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연패를 끊어주리라는 선동열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예상외의 부진한 피칭이었다. 장원삼은 2회 SK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최정에게 불의의 솔로포를 얻어 맞더니 곧이은 3회말에는 SK 타자들의 집중포화 속에 대량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사실상 초반에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삼성도 기회가 없었던 아니다. SK 선발 송은범도 결코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거의 매회 주자를 내보냈고 몇번의 실점 위기도 맞았다. 그때마다 송은범의 위기관리능력이 발휘된 것인지, 삼성 타자들은 좀처럼 득점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완봉패의 위기 속에서 겨우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이영욱, 양준혁의 적시타로 2점을 만회해 체면치례는 한 셈이다. 삼성 타자 중에서는 그나마 양준혁이 3안타를 기록했지만 초반 득점기회에서 귀중한 안타 하나가 터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박석민, 채태인의 부상 덕분에 선발 출전의 기회를 꿰찬 양준혁이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분발하고 있다. 22이닝 무득점의 빈공에 허덕이고 있는 삼성 타선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마흔을 넘긴 노장의 분전 속에도 깊은 잠에 빠진 삼성 타선은 좀처럼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유의 잔루야구로 투수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이 선발투수들마저 제역할을 못해준다면 이번 연패가 예상보다 더 오래될 지도 모를 일이다. 내일 선발로 나서는 크루세타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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