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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노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상주의 천년고찰 남장사

by 푸른가람 2010.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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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난지 이십여년도 훨씬 지난 날에야 상주의 이름난 고찰 남장사를 찾게 되었다. 때는 2007년 7월말. 한여름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 가만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릴 듯한 날씨였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차에서 내리기 싫어 한참을 밍기적거리다 남장사 가는 길가에 있는 자전거박물관은 그냥 패스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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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다. 잠시 힘들었어도 사진으로 남겨 두면 두고두고 그때를 기억할 수 있었을텐데. 상주시에서 낙동강 인근에 새로이 상주자전거박물관을 짓는 중이니 나중에 완공되면 그 아쉬움을 달래봐야겠다. 자전거의 도시라는 도시 이미지를 확실히 만들어 가려는 것 같다. 저탄소 녹생성장 시대에 걸맞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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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사는 경북 상주시 남장동의 노악산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 이곳은 남장사 뿐만 아니라 곶감으로도 꽤나 유명하다. 가을이면 집집마다 걸어놓은 감들로 마을이 붉그레하게 보일 정도다. 지금이야 기계화가 많이 됐긴 하지만 나 어릴 적만 해도 전부 손으로 그 많던 감을 깎아야 했다. 고향 상주의 가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역시 집집마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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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사는 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신라 흥덕왕 7년(832년)에 진감국사 혜소가 창건하여 장백사로 불렀다가 고려 명종 16년(1186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 중건하고 이름을 남장사로 바꿨다고 전해진다. 천년도 훨씬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이다. 남장사는 그 유구한 역사에 어울리는 아담하고도 고풍스런 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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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검색하다보니 남장사가 경상북도 8경이라고 소개한 곳이 있던데, 현재 경북8경은 문경새재, 진남교반, 주왕산, 금오산, 청량산, 보경사, 희방폭포, 빙계계곡으로 남장사는 빠져 있다. 하긴 무슨무슨 8경이라는게 국가에서 공인해 주는 것도 아니요, 갖다 붙이는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단 한번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론 남장사나 노악산이 경북8경에 들어갈만큼의 풍광을 지닌 곳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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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사에는 보물 제922호로 지정되어 있는 보광전 목각탱화와 보물 제990호 철불좌상을 비롯하며 많은 문화재가 있다. 이 가운데 보광전 목각탱화는 주불 뒤에 있는 후불탱화를 그림으로 그리지 않고 나무로 조각한 것이 특징적이라고 하는데, 직접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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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산사를 들러도 늘상 밖에만 머무는 버릇을 좀 고쳐야 할 듯 싶다. 진정 중요한 것들은 안에도 많이 있을텐데 신을 벗고 법당 안으로 들어서는 것에 뭐 그리 주저하게 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앞으로는 부처님께 인사도 좀 드리고, 마음 수양도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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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남장사 올라가는 길을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분명 한여름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한여름 무더위에 쫓기다시피 잠시 머물었던 남장사의 진면목을 보러 조만간 고향에 가봐야겠다. 가게되면 어릴 적 다니던 초등학교에도 가봐야지. 그때 뛰놀던 학교 운동장은 왜 그리도 좁아 보이던지. 내가 너무 나이들어 버린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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