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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세 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나루터를 지켜주던 삼강주막

by 푸른가람 201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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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주막은 세 개의 강이 합류하는 곳에 있는 주막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세 개의 강이란 태백에서 흘러 온 낙동강, 영주에서 내려온 내성천, 문경에서 내려온 금천을 말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위치해 있다. 옛사람들도 세 개의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이곳을 눈여겨 보아 삼강이란 지명을 붙였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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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삼강나루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보부상, 사공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이 주막은 1900년 무렵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주막을 운영하던 마지막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난 뒤 방치되다가 예천군에서 이듬해에 예산을 들여 옛 모습을 복원했다. 예천군에서는 삼강나루를 복원하고 나룻배를 띄워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진척이 더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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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주막 한채만이 있었지만 예천군에서 삼강주막을 복원하면서 주막 주변에 보부상숙소, 사공숙소, 화장실 등 여러채의 건물을 함께 지었다.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음식을 파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고는 하는데 마을 안쪽에 따로 민박을 할 수 있는 집이 많다고 하니 번잡스러움을 감수하고 이곳에서 숙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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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주막 뒤에는 수령이 500년이나 되는 큰  회화나무가 있어 정취를 더해준다. 하늘을 향해 팔을 벌려 주막을 보호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금줄이라고 하나? 새끼줄이 보호수로 지정된 회화나무에 둘둘 감겨져 있어 더이상 다가서면 안될 것 같은 경외감을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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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는 예전 장정들이 어른으로 대접받으려면 통과의례처럼 들어 올려야 했던 들돌이 있다. 이 돌을 들을 수 있는 정도에 따라 품삯이 달라졌다고 한다. 직접 보면 꽤 묵직하니 무거워 보인다. 다들 구경만 하지 실제로 들어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나도 한번 호기를 부려볼까 하다가 괜히 허리나 다치지 않을까 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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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없는 것는 아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겠지만 삼강주막 뒤의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큰 교량이 참 생뚱맞다.  오래된 삼강주막과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교량에 가려져 세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모습을 확인하기도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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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느껴보라는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일까. 옛 정취에 푹 잠겨볼 요량으로 찾아왔다면 이런 대목에서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주막에 어울리지 않게 왠 플라스틱 술잔이냐며 예천군에 항의했다던 관광객들이 어쩌면 저 다리마저 철거하라고 요구할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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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 눈에 띄는 것이 위성방송 안테나였다. 아마도 TV 난시청지역일 것이며, 도시처럼 케이블이 깔리기도 힘든 시골에는 위성방송이 유일한 대안이다. 주막에서도 TV는 봐야 할테고, 설치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으니 이런 데 걸어놓을 수 밖에 없다는 건 이해가 가지만 눈에 거슬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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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주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근처를 지나며 많이 보아오긴 했지만 크게 볼 것이 없겠다는 생각에 선뜻 들어가 볼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저런 아쉬움도 있지만 구석구석 둘러보고, 막걸리에 파전을 시켜 들이키다보니 이곳도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이곳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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