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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한여름 푸른 빛과 붉은 꽃잎의 대비, 예천 용문사

by 푸른가람 2010.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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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를 찾았던 날은 한여름이었다.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날이었던 것 같다. 사진 찍을 만한 곳을 검색해 보다 발견한 곳이 용문사였다. 처음이었는데도 전혀 낯설지가 않은 곳. 들어가는 초입의 푸른 빛과 철 지난 연등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첫 인상이 아주 깔끔하면서도 정겨운 곳이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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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이가 많지 않아 고즈넉한 산사 특유의 느낌이 났다. 경내에 풍성하게 달려있는 연등의 화려한 빛깔이며, 생각보다 넓은 경내를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큰 기대를 갖지 않았기에 오히려 만족감이 컸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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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는 경북 예천군 용문면 내지리 용문사에 위치해 있다.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라고 하는데, 고운사라면 의성 고운사를 말함이겠지? 기록에 따르면 870년인 신라 경문왕 10년에 두운이 창건했다고 한다. 역시 천년도 훨씬 넘은 고찰로, 두운이 이 절을 창건할 때 산의 바위 밑에서 용이 영접했다고 해서 절 이름을 용문사라고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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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은 고려 태조 왕건과도 연관이 있다.  후삼국을 정벌하고 새로운 통일왕조를 꿈꾸던 건이 이 절에 잠깐 머물던 적이 있었는데, 훗날 대업을 이루게 되면 이 곳에 큰 절을 일으키겠다는 맹세를 했다고 한다. 이후 고려왕조를 개국한 왕건은 태조 19년에 이르러 칙명을 내려 이 절을 중건케 하고, 매년 150석의 쌀을 하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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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에는 보물 제145호인 대장전, 보물 제684호인 윤장대,  보물 제729호인 용문사 교지, 보물 제989호인 대장전 목불좌상 및 목각탱 등의 많은 문화재가 있다고 하는데 법당 안을 잘 기웃거리지 않는 탓에 보물 구경을 제대로 하진 못한 거 같다.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169호로 지정된 자운대에서 잠시 땀을 식힌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용문사 구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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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들르게 되면 항상 그 절의 물 맛을 보게 된다. 한참을 걷노라면 땀도 나게 마련이니 땀도 식힐 겸, 시원한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는 것도 절 구경도 또다른 재미다. 이곳 용문사는 물 맛도 물맛이거니와 물 위에 띄워져 있던 붉은 꽃잎의 느낌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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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사진을 보노라면 한여름의 푸른 빛과 대비를 이루던 화사한 꽃잎의 기억을 뒤로 하고 일주문을 내려오던 행복한 느낌이 아직도 전해지는 것 같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봄이다. 겨우내 잔뜩 움추렸던 몸과 마음에도 기지개를 켤 날이 온 것이다. 아지랑이 스믈스믈 피어오르는 봄날의 용문사 모습은 어떨지 직접 확인해 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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