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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그옛날 퇴계 선생이 여유로이 걷던 길, 퇴계 예던길을 따라

by 푸른가람 2010.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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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봉화군 명호면에 이르러 소백산과 태백산 사이의 규룡산에서 발원한 운곡천과 합쳐지게 된다. 이곳 사람들은 최상류의 이 낙동강 물줄기를 이나리강이라고 부른다. 이나리강은 각기 다른 두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합류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사시사철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이 곳은 여름이면 래프팅 인파로 넘쳐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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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는 낙동강 말고도 자랑할만 곳이 많은데 그 중 한 곳이 바로 청량산이다. 청량산의 청량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맑고 서늘하다'는 뜻이다. 한여름에 청량산을 오를 때도 이름 그대로 맑고 서늘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니 산 이름 한번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특히 이곳 청량산은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 때면 환상적인 풍광을 선보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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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렸을 만큼 매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조선시대 대표적 유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께서 이곳 청량산을 특히 사랑하여 즐겨 찾았다고 한다. 오래전 퇴계 선생이 여유자적하게 걸으셨다 하여 도산서원에서 청량산에 이르는 이 길을  '퇴계 예던길'이라 부른다. 예던길이라는 말은 '가다'의 예스런 말은 '예다' 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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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와 안동시, 봉화군에서 이 '퇴계 예던길'을 복원 중이다. 이 중에서 복원된 길은 2개 구간인데 안동 토계리 백운지에서 가송리 농암종택까지 이어지는 4km 구간과, 봉화 청량교에서 관창1교까지의 2km 구간이다. 경북도에서는 앞으로 도산서원에서 봉화군 명호명까지 이어지는 퇴계 예던길 전체 복원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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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지에서 농암종택까지 구간은 왕복 2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로 백운지에서 상류방향의 농암종택을 향해 강 왼쪽 길을 따라 걸으면 되고,  청량산 들어가는 입구의 청량교에서 관창1교로 이어지는 구간은 강 오른쪽의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되는데 왕복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백운지-농암종택 구간을 아직 걸어보진 못했지만 이 청량교-관창1교 코스는 바로 옆의 푸르런 낙동강을 보면서 걸을 수 있어 피로감이 훨씬 덜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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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으로는 시원스런 낙동강 물줄기가, 오른 편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솟아 있어 트래킹 코스로는 최적인 듯 하다. 물론 한여름 퇴약볕 아래서는 좀 힘들 수도 있겠다. 오솔길 자체는 오르내리는 기복이 거의 없어 편안해 보인다. 한정된 시간 탓에 왕복 1시간 30분 코스를 다 걸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왼편의 국도를 따라 버스로 내려오며 눈요기 한 것으로 이번 여행은 아쉬움을 달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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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오지인 봉화. 그 곳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는 입지상의 한계 때문인지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찾는 이도 많지 않다. 봉화군에서는 앞으로 이 길을 명호면에까지 복원해서 자전거나 말을 타고도 걸어다닐 수 있게 관광명소화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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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여름 한철이긴 하지만 래프팅 인파로 몸살을 앓는 낙동강에 또하나의 오염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관광수입으로 한푼이라도 더 벌어들여야 하는 봉화군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옛날 퇴계 선생이 걸었던 예스럽고 한적한 길을 걷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덜 알려진 지금 찾는 것이 좋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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