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굽이쳐 돌아가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많이 있지요. 제가 다녀본 곳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부용대), 상주 경천대 이렇게 세곳입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되는 예천 회룡포(회룡대)를 소개할까 합니다.
회룡포는 비룡산 산자락이 둘러싸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육지속 섬마을입니다. 원래 이름은 의성포였는데, 경북 의성군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많아 회룡포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합니다. 내성천이 마을 주위를 350도 휘감아 돌고, 냇가에는 고운 모래밭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에 있는 전망대(회룡대)에 오르면 회룡포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지요.
회룡포는 행정구역상 경북 예천군 용궁면에 있습니다. 대구에서 찾아가는 길을 설명드리자면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내려 예천방향으로 34번 국도를 타고 한참 달리시면 회룡포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정표가 몇번에 걸쳐 나오는데 일찍 빠져나와서 지방도를 타도 되고, 용궁면 소재지까지 온 후 들어가도 됩니다. 이정표를 따라 가다보면 내성천(상수원보호구역 푯말 보임)을 건너 차량교행이 되지 않는 좁은 다리를 지나게 됩니다.
장안사 방향 푯말을 따라 약 5분정도 좁은 농로를 따라 경사가 조금 심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장안사 입구 주차장이 나옵니다. 차량을 이곳에 주차해두고 걸어서 장안사를 지나 걸어 올라가다보면 나무로 된 계단이 나오구요. 이길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전망대(회룡대)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 서면 정말 사진 속에서나 보던 멋진 회룡포의 물굽이를 만나게 되지요. 소요시간은 대구에서 1시간30분-2시간 정도면 넉넉히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회룡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모두 제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 가을이 가장 아름다울 걸로 생각되네요.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철마다 색다른 회룡포의 느낌을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구요.
회룡대 올라가는 입구에 통일신라때의 고찰 장안사가 있습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담한 산사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사진으로만 본다면 회룡포보다 오히려 장안사가 더 나아보일 지도 모르겠네요.
회룡포 인근의 예천군 감천면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석송령이 있습니다. 나라에 세금내는 나무로도 유명하지요. 예천에는 그리 유명한 출사지는 많지 않지만 인근의 안동이나 문경쪽에 좋은 출사지가 많으니까 연계해서 다녀오면 좋을 듯 싶습니다.
회룡포는 사실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입구에 있는 장안사와 회룡대에서 바라보는 회룡포 마을의 전경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좁다란 시골길을 따라 고향의 아련한 정취도 느껴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길을 오른 끝에 아름다운 물굽이를 바라보는 느낌은 그 시간과 노력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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