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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역사 그리고 문화, 그 삶의 흔적을 거닐다 - 호기심 많은 방랑객의 당돌한 여행기

by 푸른가람 2015.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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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어그러뜨리지 않고 착실하게 잘 쓰여진 기행문이다. 호기심 많은 방랑객의 당돌한 여행기란 표현도 사뭇 잘 뽑아낸 것 같다. <역사 그리고 문화, 그 삶의 흔적을 거닐다>는 시사월간지 <말>의 편집위원을 지낸 김수종이 지난 5-6년 동안의 여행의 경험을 잘 녹여낸 책이다. 김수종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여행을 택했고 이 책은 그 길었던 여정의 결과물인 것이다.

 

책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은 그런 목표나 꿈을 갖는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 아니요, 설령 관심이나 의욕이 있다 하더라도 완성에 이르는 과정 또한 지극히 고난하다. 나 역시도 같은 경험을 했기에 방랑객 김수종의 마음이 충분히 그려진다. 이 한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그가 보냈을 불면의 시간들과 마음고생까지도 오롯이.

 

그의 여정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섬 강화도를 시작으로 낙동강 700리의 시발점, 삼백의 고장 상주에서 그 끝을 맺는다. 전국의 이름난 도시 스물 세 곳의 풍경과 정취들이 구석구석에 담겨져 있다. 유서깊은 도시들은 서로 잘남을 뽐내지 않는다. 나름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기에 굳이 누구와 경쟁하려 하지 않아도 스스로 빛이 나는 곳들인 것이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도시들은 한번쯤 가 본 곳들이었지만 유독 군산과는 인연이 없었다. 어디론가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머물렀던 게 다였다. 군산이라는 도시는 내게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있는 전통의 야구도시, 일제시대 번성했던 항구 도시 정도로만 각인되어 있다. 군산이란 도시의 민낯을 제대로 살펴볼 기회가 없었던 내게 새로운 경험에의 매력이 이끄는 이 곳이다음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다.

 

제대로 된 여행기를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 내게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어떤 마음으로 풍경을 접해야 하는 지,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어야겠다는 다짐도 다시금 하게 된다. 조금씩 식어가는 열정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 우선은 여행기의 방향성에 관한 문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작가의 글이 아닌 바에야 여행 에세이가 잘 읽혀질 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여행지에서이 시시콜콜한 기억의 나열이라든가, 인터넷만 검색해 보면 나오는 기본적인 정보가 아닌, 독자들의 감성과 맞닿을 수 있고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가만의 매력이 필요해 보인다.

 

책 속에 담겨져 있는 사진도 조금 아쉽다. 수많은 사진 중에 김수종 작가 본인이 찍은 사진이 얼마나 되는 지 가늠하기 어렵다. 사진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느껴지는 사진보다는 각 지자체나 관련단체에서 제공받은 사진이 눈에 많이 띄어서 여행기 속으로 몰입하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좀더 자세히 보고, 많이 느끼고, 잘 전달할 수 있게 반면교사로 삼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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