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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 박광수가 건네는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준 시 100

by 푸른가람 201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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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때 시를 읽게 될까? 문학적 감성이 샘처럼 솟아 오를 때이거나, 괜한 허세를 부리고 싶을 때일 수도 있다. <광수생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박광수는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에 시를 읽는단다. 사람이 그리운 날, 외롭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시를 읽었다고 한다. 시는 깊이 가라앉아 있는 이들을 토닥여주며 숨을 불어 넣어주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운 사람이 꼭 연애상대이거나 이성일 필요는 없다. 힘들 때 생각나는, 문득 그리워지는 사람은 몹시 많다. 그것은 어머니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친구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그리워진다는 것은 현실 속에서 무언가 결핍이 생겼다는 방증일 거다. 현재의 부족함을 과거의 추억 속에서 채워 보려는 애잔함이라면 또 어떤가.

 

 

그래도 그리워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행복했던 시절과 그 때의 느낌과 사람들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함께 흥얼거렸던 노래에도, 늘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사진 속에도 늘 사람이 함께 한다.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큰 성공을 거뒀던 박광수는, 또 그만큼의 실패를 겪고 깊은 시련에 빠지기도 했다. 그 어려웠던 시절 그는 시를 읽으며 잠깐 동안이나마 행복을 느꼈다고 털어 놓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란 책에 담긴 100편의 시는 박광수의 인생에 힘이 되어준 시인 것이다.

 

시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짧은 글귀 하나로 어떤 이들은 새로운 삶의 의욕을 얻기도 한다. 나보다 더 힘들고 처절하게 버티고 있는 시인의 언어를 통해 세상은 좀더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란 사실을, 각자의 인생이 그리 비루하기만 한 것은 아니란 것도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는, 시인은 위대하다. 이름난 명의는 의술을 통해 병든 몸을 치료하지만 따뜻한 심성을 지닌 시인은 정제된 언어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고 힘을 북돋워준다. 문득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생각해 보니 그들은 모두 멀리 있는 것 같아 외로워 진다. 어딘가 그들이 모르는 곳에서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처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그대들이여. 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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