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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오승환이 지켜낸 윤성환의 진땀나는 시즌 첫 승 - 삼성 vs 롯데 3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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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땀나는 승리였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윤성환의 속은 새까맣게 탔을 지도 모를 일이다. 시즌 개막 후 한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첫 승 신고를 올린 윤성환의 오늘 밤은 그야말로 쫄깃쫄깃할 것 같다. 시즌 초반 유난히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윤성환이었지만 볼의 구위만 봐서는 불안한 삼성 선발진 가운데에선 제일이었으니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해 보게 된다.

윤성환의 8이닝 무실점 호투에 가려질 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되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일단 삼성의 9회초 공격으로 되돌아가보자. 좌타자를 막아 달라고 롯데 벤치가 마운드에 올린 강영식이었지만 경기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좌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하더니 결정적인 추가점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2:0으로 앞서게 된 삼성은 계속된 무사 1,2루의 황금과 같은 득점 챤스를 이어가게 된다. 타석에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진갑용. 물론 벤치에서도 가장 감이 좋은 타자를 버리는 카드로 쓰기에는 아까웠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는 간다. 문제는 벤치에서 그 판단을 신속, 정확하게 해줘야 한다는 데 있다.


한, 두점만 더 뽑아낸다면 안정권에 놓이는 상황이라면 천하의 진갑용이더라도 확률상 보내기 번트가 손쉬운 선택이다. 강공 실패에 이은 더블 아웃이라는 결과를 두고 비판하자는 게 아니다. 그것이 보내기 번트였든, 아니면 치고 달리기 같은 작전이었든 벤치에서 흔들리지 않고 명확한 싸인을 타자에게 주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무리 오승환은 여전히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김주찬과 전준우에게 장타를 허용하며 9회말에 1실점하고 추가 실점 위기를 맞은 모습은 위태로워 보였다. 다행히 지난번 롯데전처럼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상대팀 타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많이 사그라든 느낌이다.

빗발치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류중일 감독은 채태인을 오늘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채태인에 대한 질책은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를 펼친 일요일 경기때 바로 이루어졌어야 했다. 프로답지 않은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채태인에 대한 류중일 감독의 끝없는 믿음은 지난해 처절한 실패를 맛봤던 '나믿가믿'의 2012년 버전에 불과하다. 감독의 이런 모습은 오히려 채태인을 팬들로부터 고립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뿐이다. 이제는 고집을 버려야 할 때다.   

어찌됐건 막강 타력의 롯데 타선을 상대로 선발 투수가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주고 마무리 투수가 1이닝을 책임지며 한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아울러 한일 통산 2,000안타의 대기록을 달성한 이승엽에게도 박수를 쳐줘야겠다. 벤치에서 쉼없이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는 그의 존재가 고맙기만 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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