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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12차전 - 배팅볼 투수로 전락한 장원삼, 1이닝 6실점 악몽

by 푸른가람 2011.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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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놓친 것이기에 그 아쉬움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SK 선발 고효준이 2회말 급작스럽게 흔들리며 삼성에 밥상을 차려줬고 삼성 타선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3점을 선취하는데 성공했다. 마운드에 있는 삼성 선발 장원삼은 2회까지 6명의 타자를 모두 깔끔하게 범타 처리하며 기분좋은 승리를 예감하는 듯 했다.

하지만 3회초 마운드에 오른 장원삼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 있었다. 7번 정상호의 안타를 시작으로 3회 한이닝에만 6연속 안타(볼넷 하나 포함)를 정신없이 얻어 맞으며 6실점한채 강판당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장원삼의 표정은 허망함 그 자체였지만 무더위 속에 대구구장을 찾은 홈팬들은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도대체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팀의 선발투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끄러운 피칭이었다. 물론 야수들의 깔끔하지 못한 수비 탓도 있다. 모처럼 1루수로 나선 모상기는 조동화의 3루 방향 번트 때 1루를 비워 타자주자까지 살려주며 장원삼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다. 신명철이 1루 베이스 커버에 나섰지만 발빠른 조동화에게 간발의 차로 세이프를 허용하고 만 것.

뒤이어 최정의 빗맞은 타구를 잡으려던 현재윤이 주심과 부딪쳐 넘어지는 불운까지 겹쳤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원삼의 말도 안되는 부진이 납득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팀이 치열한 1위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의 난조로 기분좋은 선취점을 뽑은 바로 다음 이닝에서 대량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는 것은 결코 그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다.


선발투수가 하나같이 부진한 탓에 매경기 어려운 게임을 하고 있다. 6월의 활화산 같은 타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선발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펜의 힘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 강력한 불펜을 앞에서 선두를 질주하던 SK가 갑작스런 몰락을 겪은 것도 역시 불펜야구가 독으로 작용한 탓이 크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오늘 경기마저 삼성이 잡았더라면 SK에 스윕마저 노릴 수 있었던 절호의 챤스를 놓쳐 버렸다. 상대방이 차려준 밥상을 스스로 뒤엎어버린 셈이다. 우선은 오늘의 부진을 잊고 상반기 마지막 경기인 내일 주중3연전 마지막 게임 승리를 위해 매진해야 하겠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후반기 레이스에 대비한 대대적인 투수진 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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