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11차전 - 잘나가는 삼성, 4연승 파죽지세

'잘되는 집안' 삼성의 상승세를 막을 팀이 없어 보인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KIA와의 광주 3연전을 스윕으로 이끌었던 삼성이 잠실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펼쳐진 LG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4:2 완승을 거두며 연승 숫자를 '4'로 늘였다. 장원삼으로부터 시작된 삼성 선발투수들의 선발승 행진 역시 차우찬까지 네 경기 연속으로 이어졌다.

차우찬의 출발은 깔끔했다. 3회까지 LG 타선을 맞아 이렇다할 위기를 맞지 않고 LG 리즈와 숨막히는 선발 마운드 싸움을 이어 나갔다. 최근 서울의 물난리 때문에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단 한경기도 치르지 못한 LG 타자들은 경기 초반 타격 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모습이었지만 4회 한차례 큰 폭풍이 몰아쳤다.

공격의 물꼬는 1회 LG의 첫 안타를 기록했던 정성훈이 텄다. 4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등장한 정성훈은 차우찬의 빠른공을 통타해 좌월 2루타를 터뜨리며 선취득점 기회를 잡았다. 뒤이은 이병규가 중견수 정면으로 가는 안타성 타구를 터뜨리자 정성훈은 타구를 끝까지 확인하지 않고 3루로 뛰다 아쉬운 주루사를 범했다.

자칫 초반 분위기가 일순 삼성 쪽으로 넘어가는가 하는 찰나 4번타자 박용택의 타구가 잠실구장 우측 담장을 넘겼다. 차우찬이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다음타자 조인성이 초구를 통타해 백투백 홈런이 터져 나왔다. 가운데 높은 공이 들어가자 조인성이 놓치지 않고 공략해 큰 것으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차우찬이 실점을 허용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삼성 타선의 반격이 시작됐다. 삼성은 5회초 공격에서 1사 1,2루 챤스에서 조동찬의 적시타와 현재윤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로 단숨에 동점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고, 곧이은 6회와 7회에도 박석민의 역전 적시타와 김상수의 내야 땅볼로 추가점을 얻어내 차우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 현재윤이 포수 치고는 발도 빠른 편이지만 주루 플레이도 참 공격적으로 합니다. 오늘도 LG 야수들의 허를 찌르는 기민한 홈 쇄도를 시도했는데, 홈 송구가 정확했더라면 아웃될 수도 있던 상황이었지만 그 적극성 하나만은 칭찬해 줘야 할 겁니다. 박석민 역시 볼카운트 0-3에서 적극적인 타격으로 역전 적시타를 기록했는데 그 상황에서 범타로 물러났다면 시원하게 까일뻔 했네요.

* 배영섭의 부상으로 리드 오프 걱정이 많았는데 김상수가 빈 자리를 참 잘 메꿔주고 있습니다. 메꿔준다는 것 보단 오히려 더 잘해주고 있다고 해야 하나요. 이대로라면 배영섭이 복귀한다고 해도 1번자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리버리하던 조동찬도 후반기 들어 알토란 같은 활약을 공수에서 펼쳐주고 있어 무척 다행스럽습니다. 다음주 채태인이 복귀하면, 삼성 중심타선의 파괴력도 좀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동안 삼성 선발진들의 결의가 마치 마법을 부리고 있는 듯 하다. 이전의 세번 등판에서 장원삼, 윤성환, 정인욱이 차례로 선발승을 기록한 것이 차우찬에게도 마음의 부담이 되었겠지만 4회 단 한번의 위기를 잘 넘긴 차우찬과 7과 2/3 이닝을 2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시즌 7승째를 기록했다.

내일 경기는 배영수와 주키치가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선발 5인방 가운데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배영수가 과연 선발 5연승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 지가 관심거리다. 리즈, 주키치, 박현준이라는 최강의 선발진을 맞상대 해야 하는 삼성으로선 이번 3연전이 KIA와의 맞대결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느니만큼 내일 경기도 배영수가 초반에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한번 해볼만 할 것 같다.

* 경기가 끝난 후 이재용 사장이 잠실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던데, 보너스 뭐 이런 거 보단 야구단에 투자 좀 제대로 해줬음 좋겠습니다. 외국인 투수 좀 제대로 뽑고, 홈런타자 영입만 해준다면 올시즌이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최적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요즘 삼성 분위기만은 정말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