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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13차전 - 실투 하나가 갈길 바쁜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by 푸른가람 201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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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는 소리를 몇번이고 반복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실력에서 뒤져 패한 것이니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전반기 마지막 게임을, 그것도 홈에서 1점차 패배로 마무리 하는 뒷맛이 개운하지는 못하다. 삼성에게 역시 8회는 회망과 약속의 이닝임에는 틀림없다. 패색이 짙던 8회말 2사후 박석민의 2루타에 이어 최형우의 동점 적시타가 터질 때만 해도 또한번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예상한 이가 많았을 것이다.

삼성팬들의 기대대로 경기는 흘러갔다. 2사 만루라는 절호의 챤스를 맞이했고 타석에는 신명철이 들어섰다. 2할대 초반의 타율에 머물러 있지만 그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큰 사고를 치며 팬들을 매료시키는 '유혹의 명철신'이 아니던가. 그의 배트 끝에서 게임이 끝나기를 기대하는 순간 외야를 향해 날아간 공은 팬들의 긴 탄식 속에 SK 좌익수의 글러브 속으로 얌전하게 들어가 버렸다.


오늘 경기 역시 최근 삼성이 보여주고 있는 허약한 경기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구의 찜통같은 무더위 속에서 오히려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제대로 상대 투수를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야수들은 승부의 고비처마다 어이없는 실책을 남발하고 있다. 안되는 집안의 전형적인 모습 바로 그것이다.

올스타 브레이크라는 달콤한 휴식을 앞두고 맞이한 전반기 마지막 게임이기에 양팀은 모든 전력을 쏟아 부었다. SK 타선은 쉴새없이 출루하며 삼성 내야를 휘젖고 다녔지만 정작 홈베이스를 밟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끈끈하고 집중력 있는 SK 특유의 야구가 실종한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승리하긴 했지만  오늘 경기 역시 박진만의 뜬금포가 없었더라면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웠었다.

삼성으로선 8회말 가까스로 동점을 이루자마자 9회초에 곧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8회초 2사 만루 위기를 잘 이겨낸 안지만이었지만 박진만과의 승부에서는 자신감이 지나친 것이 화근이 됐다.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장타력이 없다고는 해도 밋밋한 슬라이더를 놓칠 박진만은 아니었다. 


오늘 패배도 패배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걱정거리가 늘어나게 생겼다.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며 삼성의 리드오프 역할을 든든하게 해줬던 배영섭이 3회초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한데다 카도쿠라 마저 웨이브로 공시돼 팀을 떠났다.

물론 대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다는 얘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과연 팬들의 기대치에 부합되는 선수를 스카웃 해 올 수 있을 지 미지수다. KIA 로페즈, 두산 니퍼트, LG 리즈, SK 글로버 정도는 되어야만 삼성이 꿈꾸고 있는 대권 도전에 한발 더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삼성 스카우트들이 그정도의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만한 '안목'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과 삼성이 그만한 '돈'을 투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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