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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허구연의 편파해설, 캐스터들도 책임 있다

by 푸른가람 2011.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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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해설위원의 편파해설에 관한 얘기들이 꽤 오래 전부터 야구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 한화와 삼성팬을 중심으로 한 볼멘소리들에 대해 큰 공감은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KIA와의 대구 3연전에서도 그 편파해설 얘기가 끊이질 않아 오늘 경기는 해설에 관심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결과만 얘기하자면 편파해설, 좀 심각하더군요. 그동안 TV중계는 주로 화면을 보는데 만족했기에 캐스터나 해설위원의 코멘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팬들을 보면서 좀 지나친 반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는데 집중해서 들어보니 지나칠 정도로 특정구단에 편향된 해설을 하는 게 맞습니다.


KIA 공격 때는 각 타자들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삼성 공격 때는 KIA 투수들이나 수비수들에 대해 주로 얘기를 하더군요. 처음에는 실소를 감추지 못하다가 조금 지날수록 정말 팬들의 얘기대로 짜증이 나더군요. 해도해도 좀 적당히 했음 좋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야구 잘하는 선수들은 죄다 KIA에만 모아 놓은 것 같습니다. 

야구를 오랫동안 보아 오면서 허구연의 해설을 개인적으로는 선호했습니다. 하일성과 허구연에 대한 비교들이 많았는데 하일성의 비전문적이지만 대중적인(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해설이죠) 해설에 비해 허구연은 국가대표에다, 석사학위까지 받은 그 전문가적 식견을 십분활용한 그 당시로선 고급스런 해설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하구라 vs 허구라라고 불리는 두 사람의 해설을 두고는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전문적 해설이 지나쳐 오만과 독선에 이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 뿐만 아니라 야구 인프라 개선을 위한 나름의 활동과 노력을 알아달라는 의도가 해설에서 느껴집니다. 물론 지금껏 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내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던 것을 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끝없이 계속되는 자화자찬은 듣기에 이제 민망합니다. 


자제해줬음 좋겠습니다만 그게 안된다면 옆에 앉아 있는 캐스터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방송사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서 팬들의 반응을 잘 알고 있을텐데 한명재 캐스터 역시 어떤 개선 노력이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해설위원이 특정 팀 위주로 해설의 방향을 이끌어간다고 느껴지면, 캐스터가 적정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캐스터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해설가와의 호흡도 중요합니다. 그들의 전문적 해설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바로잡아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특정 구단에 소속되지도 않았고, 지역방송사의 전속 해설가들도 아닙니다.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팬들이 야구중계를 보면서 불편해야 할 일들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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