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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55

지금 여기 깨어있기 - 법륜 스님의 깨달음 이야기 TV 프로그램 출연 이후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스님이 여럿 계시다. 혜민 스님이 그렇고,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법륜 스님 또한 마찬가지다. 두 분을 책에 빗대 굳이 차이를 얘기하자면, 혜민 스님이 단기간에 선풍적 인기를 구가한 베스트셀러, 법륜 스님은 그 내공이 사뭇 남다르지만 오래도록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속세의 인연이 출가한 스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개인적으로는 까마득한 고등학교 선배님이기도 한 탓에 유독 법륜 스님의 행적에는 자연스레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간 스님이 펴낸 여러 책들이 있었지만 내 손으로 직접 사서 보게 된 것은 이번에 새로이 세상에 나온 라는 책이 처음이다. 법륜 스님의 깨달음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불가에서 흔히 수행의 .. 2015. 1. 9.
피로사회 - 우울증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대한 우아하면서도 날카로운 철학적 진단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성과'라는 단어가 익숙한 지 오래 됐다. 각 조직들은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세밀한 스킬을 갖추려는 노력을 쉼없이 경주한다. 과거 시대는 결국 성과사회로 차근차근 옮겨 왔고, 말 그대로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큰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됐지만 성과사회를 사는 사람들은 불행히도 피로감에 무력감에 빠지고 있다. 성과사회가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목표 지향성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또한, 개인간, 조직간의 치열한 경쟁은 당연히 피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성과사회가 피로사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마련이다. 확연한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경쟁을 타율적이고 피동적인 것으로 봤다면 성과사회에서는 이를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 2014. 10. 8.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라는 사람은 아마도 최근 들어 가장 '핫'한 철학자가 아닐까 싶다. 철학자라는 명함을 내걸고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 인기가 이내 사그라들지 않는 것도 이채로운 일이다. 어떤 책에 언급되어 있는 내용을 보자니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섹시함의 대명사로 떠오르기도 있다고 하니 이래저래 화제의 인물임에는 틀림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나 역시도 TV 강연을 통해 그를 처음 만났다. 분명 인상깊은 강의였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물론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내면에 감춰진 가식과 위선을 한꺼풀 벗겨내는 '솔직함'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거칠 것이 없었으며 듣는 이로 하여금 통쾌함과 후련함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인.. 2014. 9. 29.
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누구에게나 딱 들어맞는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사는 방법에 대해 충고하거나 좋은 길을 알려주려는 친절한 책들이 끊임없이 출간되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저명한 광고인 중 한사람인 박웅현이 펴낸 '여덟 단어'라는 책 또한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대로 된 나의 삶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기술과 과학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삶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됨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은 비교도 할 수 없게 편리해 진 것이 사실이지만, 삶의 질은 높아지지 않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간다. 무엇이 문제일까. 국민의 대다수가 당장.. 2014. 9. 28.
그래도, 사랑 -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라디오 작가들은 글을 참 잘 쓴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매일 거르지 않고 원고를 써야 하니 글쓰기가 생활이고, 습관이 되었을테니까. 그런데 글을 자주 쓴다고 해서 자연스레 잘 써지는 것도 아닐 거다. 타고난 재주에다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져 그들의 명성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면 참 피곤한 직업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작가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마감 맞추는 게 아니던가. 매일의 방송시간에 맞춰, 그다지 나쁘지 않은 글들을 몇년씩 써야 하는 그 일이 참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다작을 하되, 최소한의 수준 이상은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라디오 작가들에게 지어진 숙명같은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불편한 숙명에도 불구하고 라디오만의 매력에 빠져 17년째 라디오에 함께 하고 .. 2014. 8. 20.
기록 - 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던가.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하는 책이 또 한권 나왔다. 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란 부제를 단 이 책의 제목은 '기록'이다. 기록 하면 곧바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공적인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대로 실천한 이가 바로 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조선시대 사관들이 사초를 남겼듯 그는 대통령 재임시절 크고 작은 일정에 기록자를 배석하게 했다고 한다. 사관들이 붓으로 왕조의 권력이 올바르게 행사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면, 그는 스스로 자신을 관찰하고 기록할 누군가를 지근거리에 두면서 제왕적 권력을 절제하려 노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시키지도 않았던 일을 스스로 감당하였고, 그 누구보다 기록을 .. 2014. 8. 19.
그가 그립다 - 스물두 가지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 샛노란 책 표지만 봐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그 색처럼 강렬하게 살다간 한 사람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의 글이 한권의 책으로 엮여 세상에 나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를 기념하여 출간된 에는 스물두 명의 작가들이 각각의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이 담겨져 있다. 스물두 가지 이야기에는 또한 저마다의 인연과 그리움이 녹아 있기도 할 것이다.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했던 사람들부터, 그가 가고자 했던 길을 함께 했던 동지들에 이르기까지 스물두 명 작가들의 면면 만큼이나 글의 주제와 그리움의 지향점 또한 다양하다. 양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 그의 모습에서도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스물두 명의 작가들은 각자의 그리움을 '싶다'라는 단어로 표현해 내고 있다. 누군가를 뚫고 싶고,.. 2014. 8. 19.
풍경을 그리다 - 너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풍경 35 점수를 주자면 한 60점 정도? 겨우 과락은 면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하겠다. 사실 60점도 과하다. 제 아무리 남이 쓴 책읽듯 최대한 객관화시켜 보려 노력했다한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라 하지 않던가. 남에게 돈 받고 팔 목적으로 책을 내려면 좀더 가다듬고, 꼼꼼히 살펴볼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따끔한 충고를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타고난 재주가 모자란 것이 한두가지일까마는, 그 중에서도 그림 그리는 솜씨가 없기로는 어려서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무언가를 상상해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바로 눈앞에 있는 사물을 그리는 것 또한 아주 잼병이다. 분명 나무를 그렸는데 핫도그가 그려지는, '그림 컴플렉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던 내가 사진이라는 구세주를 만난 건 아주 놀라운 행운이라 할 수.. 2014. 8. 19.
실책으로 자멸한 KIA, 활짝 웃은 나바로 - 삼성 vs KIA 2차전 리뷰 하루 사이에 KIA는 전혀 다른 팀이 되었다. 3월 29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에서 기가 막히는 호수비 행진을 펼치며 삼성 타선의 기세를 꺾었던 KIA였지만 오늘은 실책 3개에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연거푸 저지르며 스스로 자멸했다. 11년만에 개막전 2연승을 노렸던 KIA는 아쉬움을 안고 홈구장인 광주 챔피언스필드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경기 초반은 삼성 페이스였다. 삼성은 선발 밴델헐크가 1회초 수비를 깔끔하게 막아내자 곧이은 1회말 공격때 나바로의 선취 2점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KIA와의 개막전에서 안타 신고를 하지 못했던 나바로는 KIA 선발 송은범의 몸쪽 빠른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대구구장 좌측 폴대를 맞히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홈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나바로는 1.. 2014. 3. 30.
남자의 여행 -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제목을 가진 책이다. 이란 책은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다소 거창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우연찮은 기회 덕분에 혼자 떠나는 여행이란 것을 시작한 지 10여년이 가까와지지만, 사실 남자의 여행이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여행에 있어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성별의 차이라기 보단, 성향의 차이일 것이고 자라온 환경 속에서 자아가 어떤 방향으로 발현되는 것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남자의 여행이라고 해서 여자가 떠나는 여정과 이러이러한 구분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산 것이 아닌지라 오히려 호기심이 더 컸다. 나도 절을 참 좋아라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유명종이란 사람도 절.. 2014. 3. 30.
30초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잡담이 능력이다 누구나 이런 경험 한두번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가벼운 인사로 대화를 시작했지만 곧 어색한 침묵에 휩싸이고 만다거나, 초면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할 때 얘깃거리가 마땅찮아 대화를 원만하게 이어나가기 어려운 경우 말이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난처한 기분을 느끼게 마련이다. 당장 무슨 말을 이어나가야 하지만 적당한 화제를 찾아내기가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일상에서 자주 겪게 되는 이런 곤란한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여기에 특화된 특별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은 대학 강단에서 이를 가르치기도 한다. 현재 일본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중인 사이토 다카시가 지은 라.. 2014. 3. 2.
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무심코 책장을 굴러 다니던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보랏빛 표지에 어울리는 는 제목의 책은 나온 지 10년이 다 된 케케묵은 책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새 책들이 많은데 세월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이 책을 지금 읽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 지 잠시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마케팅 혁명가 세스 고딘의 화제작이고, 2003년 아마존 독자가 뽑은 최고의 책,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 비지니스워크의 베스트 셀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해도 시간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얼마나 될까 하는 고민은 책을 읽으며 절로 사라졌다. 이 책은 마케팅 분야에 특화되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되는 다양한 경험들에도 충분히 적용시킬 만 하다. 보랏빛 소(Purple Cow)란 수많은 .. 2014.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