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데세랄 카메라를 샀던 게 아마 20년 전 쯤의 일일 겁니다. 똑딱이로 시작했던 취미생활로 조금 더 고급화된 거죠. 11월말 제주도를 찾았다가 불현듯 일출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숙소가 성산 일출봉 근처였던지라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의 찬 기운을 이겨내며 그렇게 성산일출봉에 올랐습니다.
아래서 보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던데, 무심한 계단은 끝이 보이질 않더군요. 게으른 내가 일출은 무슨 일출이냐. 어차피 날씨도 구름이 해를 가려 제대로 된 일출은 보기 어렵겠다 싶어 중간에 내려갈까 싶기도 했었죠. 그래도 끝이 분명히 보인다 할지라도, 지더라도 반드시 끝은 봐야 한다는 말을 따라 가뿐 숨을 몰아 쉬며 그렇게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렇게 오른 정상에는 이미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 저는 그 순간 뭔가 저를 일깨워주는 소리를 듣고 말았죠. 카메라 셔터 소리였습니다. 물론 전에도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진 기자의 카메라를 들어보고 셔터를 눌러본 적도 있었지만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날만큼은 달랐습니다. 일종의 안식처를 찾은 느낌이었다랄까요.
그렇게 시작한 사진 취미가 어느덧 스무 해에 가까워집니다. 그동안 많은 카메라를 사고 팔았고, 잠시 취미생활을 멈추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또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게 되네요. 한없이 가라있아 있던 시절에도 결국 저를 끌어 일으켰던 건 결국 사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 오래 전 사진을 다시 꺼내 보는 기분이 참 묘합니다. 시간 순서에 관계 없이 마음이 이끄는대로 옛날 사진을 차근차근 열어보며 혼자만의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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