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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by 푸른가람 2012.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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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을 가르쳐 주겠다는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을 읽으며 여러번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어렵기도 하면서 또 어찌보면 아주 간단해 보이기도 한다. 복잡한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서 6가지 법칙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로버트 치알디니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심리학과 석좌교수로 그가 사회적 영향력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게 된 데에는 이탈리안 가정에서 태어났으면서 독일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던 밀워키시의 폴란드인이 많은 동네에서 자랐다는 특이한 배경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저자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남에게 잘 속는 어리숙한 사람, 속칭 '봉'으로 살아온 개인적 경험이 설득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임을 고백하고 있기도 하다. 나는 어떨까 생각해 봤다. 나 또한 귀가 얇은데다 남의 청을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하는 편이긴 하지만 관심사가 아닌 일에 대해서는 오지랖이 넓지 않다는 것이 지은이와 다른 면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른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은 생소한 것들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껏 살아 오면서 이런 법칙에 기대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왔고, 한편 타인에게 설득당하기도 했었다. 거창하게 법칙이라 써 놓긴 했지만 주변 사람들을 잘 관찰해 보면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상호성의 법칙 : 샘플을 받아 본 상품은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관성의 법칙 : 내가 선택한 상품과 서비스가 최고라고 믿고 싶어한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 :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더 많이' 팔릴 것이다.
호감의 법칙 : 잘 생긴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권위의 법칙 : 상 받은 상품, 큰 체구, 높은 직책, 우아한 옷차림에 약하다.
희귀성의 법칙 : 한정판매, 백화점 세일 마지막날에 사람이 몰린다.

 
여러 심리학 실험들과 일상에서의 사례들을 통해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등 6가지 설득의 기술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영업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바이블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법칙들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많다.

많이 알려져 있는 실험이긴 하지만 권위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한 밀그럼 실험의 결과는 사실 충격적이다. 분명 상대방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권위'에 기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성향을 드러냈다는 것은 나도 언젠가는 그런 상황에 처하면 가해자가 될 수도,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오싹함을 안겨 준다.

고도의 합리적 판단을 할 것 같은 인간들이 오히려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매순간 너무나 많은 결정을 해야 하는 현대인들은 그래서 비이성적이고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속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맹신에서 벗어나지 못해 벌어지는 비극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된다.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도 6가지 법칙 속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6가지 불변의 법칙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우리를 '봉'으로 만들어 버리는 불로소득자의 설득에 대항할 수 있는 자기 방어전략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논리적으로 타인을 설득하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기술이지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큰 노력 없이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속지 않으려면 그들의 현란한 기술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것 같다.

호의와 술책을 잘 구분할 것, 처음에 자신의 의도했던 바를 돌아볼 것, 조작된 사회적 증거에 대해 반격을 가할 것, 설득 전문가와 그의 요청을 분리시킬 것, 전문성과 트릭을 구분할 것, 흥분하지 말고 득실을 따져볼 것 등 책에서 가르쳐 주는대로만 따르면 우리도 설득 심리학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나만 알고 있을 수 있게 이 책이 빨리 절판되었으면 좋겠다"는 한 독자의 바람과는 달리 이 책은 이미 너무 많은 사람에게 읽혔다. 노련한 불로 소득자는 이미 새로운 설득의 기술들을 연마하고 있일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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