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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by 푸른가람 2012.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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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미처 다 끝내지도 못하고 다시 쥐어 들었던 책을 오늘에서야 완독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은 지금껏 우리가 '진리' 혹은 '사실'이라고 알았던 것들의 허구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세계 초강대국, 혹은 국경을 초월한 기업들의 세계 경제지배의 논리적 기반이 되었던 자본주의의 위선은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

몇차례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신자유주의 컴플렉스에 빠져있는 듯 하다. 이건 우리가 수세기동안 시달려왔던 <레드 컴플렉스>의 위력 그 이상인 것 같다. 신자유주의는 되돌릴 수 있는 시대의 흐름이며 이데올로기적 대세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기업, 개인들까지도 모두 동일한 출발선상에 일렬로 서서 출발신호만을 초초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궁금해졌다. 어느 드라마에 나오는 말처럼 "그게 최선입니까?"라고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다. 신자유주의가 내세우고 있는 무한 경쟁과 규제 철폐는 과연 바람직한 것이며, 피할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들에 대해 장하준 교수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가지고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분명 장하준 교수의 존재는 기존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부와 명예를 맘껏 누리고 있던 조직과 사람들에겐 불편한 것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들은 잘 무장된 이론과 왜곡된 데이타 들을 동원해 경제 분야에 문외한인 대중을 속여 왔다. 장하준 교수는 경제 문제에 대해 말하는 데 고도의 전문 지식은 없어도 된다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 서론 중에서

23가지의 자본주의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하는 다소 거창한 제목의 결론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여기에는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으며, 인간은 이기심 없는 천사가 아니라고 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에서부터 자본주의는 나쁜 경제 시스템이며, 보다 크고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에 대한 주문도 포함되어 있다.

고도의 전문 지식이 없어도 경제문제를 얘기할 수 있다고는 해도 분명 복잡한 세계경제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장하준 교수가 강조한 것처럼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의 결정에 희생당하지 않으려면 자본주의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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