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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121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흔히들 인문학의 위기라고들 한다. 좁디좁은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 무한 경쟁으로 내몰린 이 시대에서 인문학을 얘기하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슬픈 현실이다.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에서도 취업이 잘되지 않는 학과들은 이미 설 자리를 잃고 통폐합되는 운명을 맞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인문학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는 책들을 살펴보면 인문학을 다루고 있는 것들이 가끔 눈에 띄곤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인문학이 인문학 자체로 주목받거나 깊이 있게 논의되는 책들은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대부분 취직시험에 도움을 주는 목적이거나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상식 수준에서의 최소한의 지식을 정리한 데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이런 종류의 인문학.. 2015. 2. 15.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먹고 살기는 좀 나아졌을지 몰라도 하나같이 세상살이가 어렵고 힘들다 한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내일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잠자리에 드는 집에 많을 정도로 가난은 일상이었고, 친숙한 존재였다.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눈부셨던 산업화 시대의 경이적인 경제성장 덕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긋지긋한 배고픔에서 해방됐다. 어디 그뿐인가. 쾌적한 환경과 편의시설을 자랑하는 아파트에 살면서, 좋은 승용차를 타고, 시간을 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여행까지 다니는 요즘의 생활을 불과 백여년전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치화된 지표로만 본다면 우리는 풍족한 삶의 여유를 즐기며, 너무나 행복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 행운아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한 걸까? 무엇.. 2015. 2. 14.
명묵의 건축 - 한국 전통의 명건축 24선 책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낯설다. 건축가 김개천이 한국 전통의 명건축이라 자랑스럽게 소개한 스물 네 채의 건물들은 한결같이 우아하고 기품이 넘친다. 건축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좋고, 이쁘고, 아름다운 것 쯤은 구별할 줄 안다. 그것이 명품이 가진 보이지 않는 힘일 것이다. 이란 제목부터가 어렵다. 저자가 전통 건축의 명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얘기하고자 했던 바가 이 짧은 제목에 함축적으로 녹아들어 있을테지만 그 깊은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각각의 건축에 붙여진 자세한 설명과 관조스님이 남긴 사진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그 의미를 짐작해 보려 애써 볼 뿐이다. 전문 건축가가 아닌 일반 독자의 눈에 맞춰 보려 노력했겠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의 설명은 그리 친절하진 못하다.. 2015. 2. 3.
습관의 재발견 - 기적 같은 변화를 불어오는 작은 습관의 힘 이런 경험 누구나 한두번쯤 다 있을 것이다. 새해가 되면 뭔가 거창한 목표를 세워야 하고,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강박에 휩싸이게 되는 경험 말이다. 누구는 담배를 끊고, 또 어떤 이는 다이어트에 돌입해 몇 킬로를 빼겠다고 하고, 누구는 몇권의 책을 읽고야 말겠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가? 나 뿐만 아니라 여러분 대부분의 경험에서 밝혀졌듯 그따위 거창한 목표들은 작심삼일 혹은 그 이상 얼마가지 못해 흐지부지되게 마련이다. 몇 십년 동안 늘상 반복되는 패턴이니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 의지가 약한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것도 이쯤되면 지겨워질 정도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목표는 늘 바람직한 것들인데 달성하지 못함은 우리의 나약한 의지 때문인 것인가.. 2015. 1. 26.
정원 소요 - 천리포수목원의 사계 는 충남 태안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의 사계를 멋진 사진과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풀어낸 책이다. 천리포수목원은 내게도 한번쯤은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었고, 또 연이 닿았더라면 이미 몇해 전에 다녀올 기회가 있기도 했던 곳이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천리포수목원을 소요하는 내 모습을 그려보곤 했다. 천리포수목원은 이채롭게도 외국인이 설립한 곳이다. 1979년 귀화해 민병갈이라는 우리 이름을 가진 칼 밀러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수목원으로,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첫번째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지은이 이동협이 천리포수목원을 알게 된 것은 1992년 어느 일간지의 기사를 접하고서였지만, 그가 이 곳에 처음으로 오게 된 것은 무려 1.. 2015. 1. 25.
지금 여기 깨어있기 - 법륜 스님의 깨달음 이야기 TV 프로그램 출연 이후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스님이 여럿 계시다. 혜민 스님이 그렇고,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법륜 스님 또한 마찬가지다. 두 분을 책에 빗대 굳이 차이를 얘기하자면, 혜민 스님이 단기간에 선풍적 인기를 구가한 베스트셀러, 법륜 스님은 그 내공이 사뭇 남다르지만 오래도록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속세의 인연이 출가한 스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개인적으로는 까마득한 고등학교 선배님이기도 한 탓에 유독 법륜 스님의 행적에는 자연스레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간 스님이 펴낸 여러 책들이 있었지만 내 손으로 직접 사서 보게 된 것은 이번에 새로이 세상에 나온 라는 책이 처음이다. 법륜 스님의 깨달음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불가에서 흔히 수행의 .. 2015. 1. 9.
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누구에게나 딱 들어맞는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사는 방법에 대해 충고하거나 좋은 길을 알려주려는 친절한 책들이 끊임없이 출간되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저명한 광고인 중 한사람인 박웅현이 펴낸 '여덟 단어'라는 책 또한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대로 된 나의 삶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기술과 과학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삶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됨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은 비교도 할 수 없게 편리해 진 것이 사실이지만, 삶의 질은 높아지지 않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간다. 무엇이 문제일까. 국민의 대다수가 당장.. 2014. 9. 28.
그래도, 사랑 -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라디오 작가들은 글을 참 잘 쓴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매일 거르지 않고 원고를 써야 하니 글쓰기가 생활이고, 습관이 되었을테니까. 그런데 글을 자주 쓴다고 해서 자연스레 잘 써지는 것도 아닐 거다. 타고난 재주에다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져 그들의 명성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면 참 피곤한 직업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작가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마감 맞추는 게 아니던가. 매일의 방송시간에 맞춰, 그다지 나쁘지 않은 글들을 몇년씩 써야 하는 그 일이 참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다작을 하되, 최소한의 수준 이상은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라디오 작가들에게 지어진 숙명같은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불편한 숙명에도 불구하고 라디오만의 매력에 빠져 17년째 라디오에 함께 하고 .. 2014. 8. 20.
기록 - 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던가.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하는 책이 또 한권 나왔다. 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란 부제를 단 이 책의 제목은 '기록'이다. 기록 하면 곧바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공적인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대로 실천한 이가 바로 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조선시대 사관들이 사초를 남겼듯 그는 대통령 재임시절 크고 작은 일정에 기록자를 배석하게 했다고 한다. 사관들이 붓으로 왕조의 권력이 올바르게 행사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면, 그는 스스로 자신을 관찰하고 기록할 누군가를 지근거리에 두면서 제왕적 권력을 절제하려 노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시키지도 않았던 일을 스스로 감당하였고, 그 누구보다 기록을 .. 2014. 8. 19.
그가 그립다 - 스물두 가지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 샛노란 책 표지만 봐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그 색처럼 강렬하게 살다간 한 사람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의 글이 한권의 책으로 엮여 세상에 나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를 기념하여 출간된 에는 스물두 명의 작가들이 각각의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이 담겨져 있다. 스물두 가지 이야기에는 또한 저마다의 인연과 그리움이 녹아 있기도 할 것이다.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했던 사람들부터, 그가 가고자 했던 길을 함께 했던 동지들에 이르기까지 스물두 명 작가들의 면면 만큼이나 글의 주제와 그리움의 지향점 또한 다양하다. 양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 그의 모습에서도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스물두 명의 작가들은 각자의 그리움을 '싶다'라는 단어로 표현해 내고 있다. 누군가를 뚫고 싶고,.. 2014. 8. 19.
풍경을 그리다 - 너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풍경 35 점수를 주자면 한 60점 정도? 겨우 과락은 면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하겠다. 사실 60점도 과하다. 제 아무리 남이 쓴 책읽듯 최대한 객관화시켜 보려 노력했다한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라 하지 않던가. 남에게 돈 받고 팔 목적으로 책을 내려면 좀더 가다듬고, 꼼꼼히 살펴볼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따끔한 충고를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타고난 재주가 모자란 것이 한두가지일까마는, 그 중에서도 그림 그리는 솜씨가 없기로는 어려서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무언가를 상상해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바로 눈앞에 있는 사물을 그리는 것 또한 아주 잼병이다. 분명 나무를 그렸는데 핫도그가 그려지는, '그림 컴플렉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던 내가 사진이라는 구세주를 만난 건 아주 놀라운 행운이라 할 수.. 2014. 8. 19.
남자의 여행 -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제목을 가진 책이다. 이란 책은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다소 거창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우연찮은 기회 덕분에 혼자 떠나는 여행이란 것을 시작한 지 10여년이 가까와지지만, 사실 남자의 여행이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여행에 있어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성별의 차이라기 보단, 성향의 차이일 것이고 자라온 환경 속에서 자아가 어떤 방향으로 발현되는 것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남자의 여행이라고 해서 여자가 떠나는 여정과 이러이러한 구분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산 것이 아닌지라 오히려 호기심이 더 컸다. 나도 절을 참 좋아라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유명종이란 사람도 절.. 2014.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