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고의사구 굴욕을 결승 홈런으로 되갚아준 '타격7관왕' 이대호

by 푸른가람 2010. 10. 1.
728x90

고의사구 굴욕까지 당한 이대호가 페난트레이스 타격 7관왕의 위엄을 뽐내며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대호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회초 두산 마무리 정재훈을 상대로 통렬한 결승 쓰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연장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잠실 원정에서 기분좋은 2연승을 거둔 롯데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사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두산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됐습니다. 이용찬이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그나마 믿고 내보낼만한 투수도 많지 않은데다 이틀 연속 박빙의 게임이 계속되어 불펜진의 소모가 심한 상황입니다. 두산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지금 분위기라면 롯데가 사직에서 싱거운 승리를 거둘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1번부터 9번타자까지 쉬어갈 틈을 주지 않는 타선의 중압감에다 선발과 불펜진의 계투도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가고 있습니다. 당초 무리수라고 보여지던 이대호의 3루 수비는 거의 환상적인 수준입니다.

이대호는 결승 홈런 한방으로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지만 수비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들린 듯한 이대호의 수비는 두산의 추격 의지에 여러차례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3루 수비가 불안하다고 얘기했던 사람들에게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비록 팀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엄청난 중압감 속에 마운드에 오른 두산 선발 김선우의 역투에는 큰 박수를 쳐줄만 합니다. 4회 갑작스런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치며 1실점하긴 했지만 7이닝동안 두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준 덕분에 두산이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두산 타선은 2차전에서도 여전히 무기력했습니다. 물론 롯데 선발 사도스키의 공도 김선우 못지않게 좋았지만 1회말 천금같은 선취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결국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부진에서 헤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초로 20홈런 이상 타자를 5명이나 배출했지만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1차전때도 지적했지만 수비와 베이스런닝에서의 헛점도 여전합니다.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병살타성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김선우에게 큰 부담을 안겼습니다. 원래 수비가 나쁜 선수도 아니고,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한 손시헌이기에 더더욱 충격적입니다.


6회말 2사 이후 손시헌의 좌전안타때 홈으로 쇄도하던 양의지가 아웃된 것은 다시 한번 곱씹어볼 대목입니다. 물론 좌익수 정면의 빠른 타구였고 2루 주자가 발이 느린 양의지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2사후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의지가 조금만 주루센스가 있었다면 충분히 세이프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두산으로선 뼈아픈 장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양팀은 하루를 쉬고 부산 사직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갖게 됩니다. 객관적인 상황에서는 롯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두산도 아직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두산에게는 아직 3게임이 남아 있습니다. 3승을 노릴 것이 아니라 당장은 1승을 따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리고 그 1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반의 득점기회에서 선취득점을 올릴 수 있는 타선의 집중력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 같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