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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넥센 15차전 리뷰 - 젊은 사자의 힘으로 다시 연승 행진에 나서다

by 푸른가람 201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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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경기 막판 짜릿한 역전 승리를 일궈내며 다시 연승 행진에 나섰다. 오늘 경기는 양팀의 승패도 물론 중요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삼성 선발 차우찬의 투구 내용에 더 관심이 많이 갔던 게 사실이다. 최근 세 경기에서 그야말로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잇는 차우찬의 피칭이 과연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실력 자체가 업그레이드가 된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여전히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무려 7과 2/3을 6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상대가 하위권인 넥센이라고는 해도 실점이 적다는 것에 더해 투구이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일시적인 것이라 보기에는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서 안정감이 든다. 투구하는 모습에에서 자신감이 철철 넘쳐 보인다.


삼성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장원삼에다 좌완 파이어볼러 차우찬이 지금처럼만 던져 준다면 2위가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선두권에도 도전해 볼 만 하다. 오승환과 권오준의 불펜진이 이탈하고 선발진마저 제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이가 드문 상황에서 차우찬의 분발은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차우찬과 함께 권혁도 칭찬받기에 충분하다. 9회말 넥센은 1사 만루라는 절호의 끝내기 챤스를 맞는다. 송지만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한방이 있는 클락이 다음 타자였다. 선동열감독은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고 권혁은 클락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타자 중에서는 오정복, 이영욱의 알토란 같은 한방씩이 빛났다. 오정복은 패색이 짙어가던 8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귀중한 동점 3루타를 터뜨리며 팀을 패배의 나락에서 구해냈다. 이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의 빈공이었지만 승부의 분수령에서 결정적인 한방으로 부진을 만회했다.


10회 2사 3루 상황에서 넥센의 구원투수 이보근을 상대로 결승 적시타를 기록한 이영욱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이전 타석까지 4타수 무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 집중력이 빛났다. 어찌됐건 삼성팬들은 무럭무럭 커 가는 어린 사자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밖에 없다.

오늘 승리로 삼성은 넥센전 11승 4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넥센의 전신이었던 현대에 철저히 농락당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상전벽해의 고사가 떠오를 만도 하다. SK가 잠시 주춤거리고 있긴 하지만 선두를 노리기엔 양팀 다 부족한 구석이 많이 보인다. 우선은 2위자리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삼성과 두산의 2위 싸움이 점점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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