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롯데 11차전 리뷰 - 어리버리 야구스타 조동찬을 꿈꿔본다

by 푸른가람 2010. 7. 1.
728x90
경기가 종료된 지 하루가 다 되어 가는 게임을 리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순전히 이번 리뷰는 조동찬이라는 한 선수를 위한 것임을 밝혀 둡니다. 페난트레이스를 통틀어 요즘과 같은 슈퍼스타급 활약을 펼치는 게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니까요. 시즌 초반의 그 조동찬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요즘 페이스가 아주 좋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조동찬은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질 않나, 9회말 2사 상황에서는 롯데 마무리 임경완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까지 터뜨렸습니다. 9회초 다 잡았던 경기를 권혁이 홍성흔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동점이 된 상황에서 곧바로 결승점을 뽑아낸 것이라 더더욱 영양가 만점이었습니다.


조동찬은 삼성팬들에겐 기대와 좌절을 동시에 안긴 선수로 기억됩니다. 전임 김응룡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출전기회를 잡더니2004년 시즌 후반을 기점으로 서서히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그해 타율은 2할대 초반에 그쳤지만 안정된 유격수 수비와 강한 어깨, 그리고 가끔씩 터져나오는 장타가 매력적이었죠.

현대와의 처절한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넘긴 그해. 삼성은 현대의 두 우승주역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하게 됩니다. 삼성팬들이 아주 난리가 났던 건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류중일의 뒤를 이을 차세대 유격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 박진만 이라니요. 조금 억울한 일이겠지만 박진만이 일부 삼성팬들에게 미움을 받았던 데에는 조동찬에 대한 진한 애정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진만에게 유격수 자리를 뺏긴 조동찬이었지만 오히려 기량은 더욱 만개합니다. 122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274에 16홈런 17도루를 기록합니다. 공수주 3박자를 완벽히 갖춘 대형타자로 성장한 것입니다. 20-20을 넘어 조만간 30-30클럽에 그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섣부른 기대도 잠깐, 조동찬의 성장은 그기서 멈췄습니다.

이후로는 부상과 부진의 연속이었습니다. 기대가 점점 사그라들 무렵 또한번 조동찬이 그 이름 석자를 팬들의 가슴에 강하게 새겨 주네요. 정말 일순간 야구에 눈을 뜬 것인지, 혹은 그동안 가끔씩 보여주던 일시적 폭발인지 정확히 판단하긴 곤란하지만 1983년생 조동찬의 야구인생이 화려하게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늦지않게 말이지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