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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KIA 9차전 리뷰 - 9연승과 13연패, 두 야구 명가의 엇갈린 운명

by 푸른가람 2010.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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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팀은 연승 행진 중, 다른 한팀은 팀 역사상 최다 연패의 벼랑끝에 몰려 있었다. 경기 결과는 팀 분위기에 따라 갈렸다. 연패 탈출을 위한 KIA의 절박함은 조급증을 불러 일으켰고, 든든한 곳간이 주는 넉넉함은 삼성 선수들에게 여유를 안겼다. 배영수는 불안한 가운데서도 위기를 잘 넘기며 62일만에 승리 신고를 했고, 채태인은 부진 탈출을 알리는 시즌 9호 홈런으로 배영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비로 하루를 쉬고도 삼성의 상승세는 끊기지 않았다. 2회말 조영훈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진갑용이 큼지막한 2루타로 홈으로 불러 들이며 기분좋게 선취득점에 성공하더니 3회에는 조동찬의 내야안타와 도루로 맞이한 1사 3루에서 채태인이 시즌 9호 투런 홈런으로 KIA 선발 콜론에게 카운트 펀치를 날렸다.

콜론의 구위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연패를 벗어나야 한다는 중압감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4이닝 8안타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와 조범현 감독의 애를 태웠다. 어차피 불펜진이 무너져버린 KIA 마운드 여건을 생각해 볼 때 선발투수가 5이닝도 버티지 못한다면 언제까지고 연패 탈출은 요원해 보인다.


삼성 선발 배영수의 컨디션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구위 자체가 떨어진 것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제구 자체도 안정적이지는 못했다. 매이닝 주자를 출루시키고, 또 위기를 맞았지만 베테랑다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위기상황을 잘 넘겼다. 2회 1사 3루, 3회 1사 1,2루 상황에서 후속타자를 범타로 돌려 세운 장면은 오늘 경기의 백미였다.

선발진도 완전치 못하고 오승환마저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배영수가 제 역할을 해 준다면 삼성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영수가 5와 1/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마운드를 내려오자 안지만 - 차우찬 - 정현욱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가 배영수의 귀중한 승리를 무실점으로 지켜냈다. 5회까지만 리드를 잡아주면 무조건 이긴다는 필승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4승 4패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던 양팀간의 시즌 성적도 삼성이 한경기 앞서 나가게 됐지만 삼성의 연승이 내일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KIA는 선발로 양현종을, 삼성은 장원삼을 예고했다. 조범현 감독으로서도 내일 경기는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치는 셈이다.


패배에 익숙해진 KIA 선수들이 연패의 부담감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코칭스탭들이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요즘 조범현감독의 경기 운영을 보면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장원삼과 양현종 두 좌완 에이스의 맞대결이지만 초반 경기 흐름에 따라 예상 외로 큰 점수차가 나는 일방적인 게임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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