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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봄꽃축전 보러 기청산식물원으로 오이소~

by 푸른가람 2010.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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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청산식물원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지난해 잠시 울진에서 근무할 때, 업무 때문에 기청산식물원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곳만의 묘한 매력에 빠져 그 이후에도 수차례 시간날 때마다 기청산식물원을 찾고 있다. 운 좋으면 원장님도 만나뵙고, 어떨 때는 소장님을 만나 좋은 선물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역시 자연과 내가 호젓하게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3월 중순경에 기청산식물원을 갔었는데 역시나 아직은 봄꽃이 이른 시기였다. 물론 꽃만이 이쁜 것이 아니요, 뿌리며 줄기며 잎들이 돋아나는 모습에서도 봄을 느껴야 하는 법인데 아직 초보자인 관계로 눈이 어둡기만 하다. 그때는 따뜻한 기운에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며, 구석구석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식물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그저 만족해야 했다.






3월 25일부터 봄꽃축전이 열린다는 얘길 듣고 4월초에 다시 기청산에 들렀다. 불과 2주 정도 지났을 뿐인데 식물원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봄기운이 완연히 느껴졌다. 입구의 목련은 풍성한 꽃을 활짝 피웠고, 봄나들이 나온 많은 인파들로 식물원 전체가 활기가 넘쳤다. 왠일인지 이날은 입구에서 표도 받지 않아 무단입장하는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차피 의도한 일은 아니니 용서해 주시리라 믿어본다.













차디찬 눈밭에서 피어 봄을 알리는 수복초며 할미꽃, 앵초, 동의나물, 노루귀, 괭이눈, 제비꽃, 깽깽이풀, 수선화 등 수많은 꽃들이 만개한 식물원을 둘러보며 꽃들을 카메라에 담는 순간의 행복감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 사실 접사렌즈로 작은 꽃들의 모습을 담는다는 게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다. 요즘처럼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더더욱 고역이다. 구부정한 모습으로 숨을 한참동안이나 참노라면 어지러움까지 느낄 정도다.







그래도 찍은 사진들을 모니터로 보면서, 또 블로그에 하나 하나 올리면서 우리 꽃들을 하나둘씩 알아가는 재미에 비한다면 그 잠깐의 고생은 언제나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 마침 이날은 3월 방문때 코빼기도 보여주지 않아 날 실망시켰던 귀여운 재롱이가 어김없이 나타나 한참동안 재롱을 떨고는 역시 제갈길을 갔다. 지난 가을의 만남 이후 무려 반년만의 만남이었지만 나를 잊지 않고 기다려준(?) 재롱이의 출현으로 더더욱 즐거운 기청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원래 봄날씨라는 게 여자들 마음과 같아 변덕스럽다고들 하지만 올봄 날씨는 유독 종잡을 수 없다. 섭씨 20도를 넘나드는 화창한 날이 하루이틀 이어진다 싶으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꽃샘추위가 4월에도 불어닥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자연의 섭리가 틀어졌다한들 여전히 봄은 봄다운 모습으로 곧 우리들 앞에 나타날 것이고, 우리는 또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봄을 만끽하기만 하면 된다. 봄꽃 만개한 기청산식물원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청산식물원의 봄꽃축전은 5월 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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