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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봄꽃향기 가득한 대구수목원을 거닐다

by 푸른가람 2010.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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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대구수목원에 다녀 왔습니다. 지난 가을 국화향기 가득했던 대구수목원이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푸른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월말에도 한번 들렀었는데 그땐 꽃샘추위 탓에 온실 속의 돌단풍이나 분재에 핀 꽃들이 고작이었고, 차가운 눈밭에서 노랗게 피며 가장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는 복수초만이 외롭게 피어 있었습니다. 조금은 황량한 느낌마저 들었던 그곳이 전혀 다른 곳이 되어 있더군요. 불과 한달 지났을 뿐인데 말입니다.





하늘은 파랗고, 군데군데 뭉게구름이 떠가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사나운 봄바람만 아니었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완벽한 때를 맞추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법인가 봅니다. 날이 조금 흐린 건 그렇다쳐도, 바람 많이 부는 날은 야생화 사진 찍는데는 아주 최악이 환경이지요. 심도가 얕은 접사렌즈로 시시때때로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찍으려면 숨이 가빠져 옵니다. 한참을 멈춰 사진을 찍다 일어설 양이면 현기증이 날 정도지요.












그래도 때를 잊은 꽃샘추위가 이어지다 모처럼 맞이한 화창한 봄날의 수목원 나들이라 마음이 가볍습니다. 이렇게 관람객이 적은 평일 오후에 수목원을 제대로 즐기기엔 아주 제격입니다. 아무래도 휴일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북적대기 마련이고, 그런 날은 수목원이라기 보단 하나의 공원에 가까운 곳이 바로 이 대구수목원입니다. 어차피 도심에 이런 대규모의 수목원을 조성한 것은 단순히 시민들에게 좋은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컸을 겁니다. 



대구수목원이 예전에는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걸 이제는 많이들 아실 겁니다. 전국에서 첫번째 사례였는데 아주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대구수목원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곳이 많이 생겼을 겁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과거 혐오시설로 불리며 주민들의 기피대상이 되었던 하수처리시설 등의 경우도 처리시설은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공원이나 체육시설을 조성함으로써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확실히 3월말에 비해 봄꽃들이 많이 피었습니다. 붓꽃, 수선화, 앵초, 미나리아재비, 동의나물, 하늘매발톱, 금낭화 등등 이루 헤어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또 한달 정도 뒤면 만개한 수많은 봄꽃들의 향기로 대구수목원이 가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됩니다. 이번에 가보니 수목원의 모습이 조금 바뀌었더군요. 습지식물을 위한 물길 외에 수목원 내부에 물길을 새로 냈던데 어떤 용도인지 궁금합니다. 보기에는 어린이들의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만 인공구조물이 자꾸 늘어가는게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네요.
 
*대구수목원과 관련된 이전 글 보기 : 쓰레기 매립장의 화려한 변신 - 대구수목원  http://kangks72.tistory.com/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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