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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의 耽溺

대중의 인기에는 또 그만한 이유가 있다

by 푸른가람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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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쯤이었나. 각종 음악 챠트에 토끼가 그려진 곡들이 상위권을 휩쓸기 시작하더니 내려올 기미가 없었다.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진처럼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며 NewJeans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아이돌그룹이었다. 웬만한 아이돌그룹의 인기라는 게 한계가 있는 것이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순위가 정리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은 좀 달랐다.

젊은 세대로부터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한류의 중심축으로 성장해 빌보드 챠트에까지 입성했다. 멤버들의 보컬이나 안무가 뛰어난 것도 있겠지만 프로듀싱 능력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정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공식을 깨는 새로운 시도들도 많이 보여준다. 이들을 보면 푸릇푸릇하게 깨어나는 봄날의 느낌처럼 뭔가 생기가 넘치고 신선해서 좋다. 

요즘은 'Ditto'라는 곡에 꽃혀 있다. 그냥 이 노래 괜찮네 하는 수준이 아니라 출퇴근길에도, 집에 가서도 시간이 나면 늘 찾아 듣는 최애곡이 되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뭔가 끌리는 독특한 느낌이 있었다. 톡톡 튀는 리듬감, 드럼과 베이스의 비트에 멤버들의 보컬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첫 앨범에 실려 있던 Hype Boy, Attention, Cookie, Hurt 와도 다른 느낌이다. 레트로 느낌 물씬 풍기는 뮤직비디오는 한편의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잔나비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아이돌 그룹의 음악에 대해선 편견이 심한 편이었다.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는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탓에 제대로 들어보려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긴 그런 때도 있었다. 비쥬얼 좋고 춤 잘 추는 아이들을 뽑아 입맛 벙긋거리는 가수를 만들었던 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진짜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리고 그건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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