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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의 耽溺

무알콜 맥주와 함께 즐기는 울진의 밤

by 푸른가람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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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이상이 생긴 건 이미 5년이 지났다. 
처음엔 이름난 피부과며, 용하다는 한의원까지, 
좋다는 곳들을 찾아 나름 열심히 다녀봤지만 
이런저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경과가 없다 보니 결국은 손을 놓게 됐다. 

모든 병은 급성일 때 제대로 된 치료를 해야 하는 법. 
만성이 되면 환자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병과 한 몸이 되어 그저 잘 적응하며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 
흐르는 시간만큼 노화와 더불어 상태는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설명절 때 만난 식구들이 한마디씩 했다. 
뭐라도 해봐야 안되겠냐는 간곡한 마음은 
나 또한 마찬가지인지라 고심 끝에 온천에 왔다. 

대구 근처에도 온천은 많지만 다녀본 곳 중에 물이 좋기로는 
여기 덕구온천만한 곳이 없었다. 
그렇게 세시간을 달려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궜다. 

하루 아침에 뭐가 좋아지랴마는 간만에 몸이 호강을 한다. 
새해부터 계속되는 금주 결심을 지키기 위해 
무알콜 맥주와 함께 울진의 밤을 즐겨 본다.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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