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이제 드디어 준플레이오프다.

by 푸른가람 2008. 10. 3.
728x90
두산이 마침내 2위를 확정지으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이로서 2008년 프로야구 페난트레이스 최종순위도 결정났다. 그 어느 해보다 치열했던 두산과 롯데의 2위 싸움과 4강행 티켓을 놓고 삼성, 한화, KIA 세팀이 벌이던 혈투도 종지부를 찍었다. 시즌 막판까지 최종 순위가 오리무중인 탓에 흥행도 대박을 쳤다. 프로야구의 중흥기였던 1995년 이후 13년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했고 롯데는 단일팀 시즌 최다관중 기록도 새로 썼다.

이제 야구팬의 관심은 8일부터 시작되는 가을잔치로 쏠린다. 단골손님 삼성과 롯데는 다시 한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게 됐다. 지난 91년과 92년,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두팀은 사이좋게 1승씩을 나눠가졌었다. 2000년 기형적인 양대리그(?)탓에 다시 준플레이오프에서 얄궃게 만난 두팀은 이승엽을 앞세운 삼성이 롯데에 승리를 거둔 과거가 있다.

이처럼 준플레이오프 역대기록에선 삼성이 롯데에 앞서고 있지만 삼성으로선 가을에 롯데를 만나는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그도 그럴것이 삼성으로서 지워버리고 싶은 1984년과 1999년 가을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1984년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한 삼성은 껄끄러운 상대인 OB를 피하기 위해 그 유명한 져주기 경기까지 펼치며 롯데를 한국시리즈 상대로 골랐다. 그러나 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롯데의 철완 최동원에게 전무후무한 KS 4승을 안겨주며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세월이 흘러 1999년 플레이오프에선 더 아픈 기억이 있다. 이때도 삼성의 전력은 롯데를 압도했었다. 당시 삼성에는 투타 최고봉인 이승엽과 임창용이 있었다. 그러나 임창용은 사직에서 다잡은 경기를 내주고 이승엽의 부축을 받은채 비틀거리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고, 최종 7차전이 열린 대구구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임수혁, 호세, 마해영의 홈런이 이어지며 롯데는 기적적으로 삼성을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하지만, 안방에서 어이없는 패배를 당한 삼성으로선 가을의 거인들이 지긋지긋할만도 할 것이다.

8-8-8-8-5-7-7 끝에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다. 그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해있다. 객관적 전력도 롯데가 삼성보다 우위에 있다. 그러나 롯데는 큰경기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7년동안 다른 팀들의 가을잔치만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했던 그들이기에 매순간순간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는 포스트시즌 경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특히 야구경기의 승패를 예상한다는 것은 거의 도박에 가깝다. 어차피 양팀의 전력차가 크지 않다고 본다면 경기의 승패는 작은 것에서 갈려지기 마련이다. 야수의 실책, 투수의 실투, 생각지 못했던 큰 것 한방. 이 모든 것들이 예상할 수 없는 승부의 요소들이다.

이제 승부의 주사위는 8일 저녁 사직구장에서 던져질 것이다. 팬들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롯데팬들은 8년만에 맛보는 가을잔치의 즐거움을 즐기면 되고, 삼성팬들은 기적처럼 4강에 오른, 그리고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갔다는 안도감을 그저 만끽하면 된다. 말그대로 가을잔치가 아닌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