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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멋지게 나이 드는 법 46

by 푸른가람 201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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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들 드라마나 영화의 결말을 궁금해 하곤 한다.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갑론을박하는 인기 드라마 같은 경우엔 시청자들의 압박에 의해 결말 자체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의 결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세상에 태어났으면 누구나 늙고 또 죽는다. 그게 인생사의 법칙이다. 불멸의 삶을 갈구했던 진시황제도 결국 죽었다. 어느 누구도 그 필연의 법칙을 어긋날 방법은 없다. 그러니 잘 사는 방법 뿐만 아니라 잘 죽는 방법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멋지게 늙어서 꽤 괜찮은 인생의 끝을 맞이하는 것이 결국 한 인간의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 한다. 특히나 여자들은 노화에 대해 끔찍하게 여긴다. 정도는 덜 할 지 몰라도 남자들 역시 희끗희끗 서리가 내리는 머리카락,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 깊게 패어가는 주름살이 마주 대하는 것이 싫고 두렵다. 남자나 여자나 나이드는 내 자신을 보는 것은 싫은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태어나 나이 들고 죽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담담히 받아 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내 인생의 마지막 결말이 좀더 아름답고 고결한 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이 해돋이라면 한 인생의 마지막은 일몰인 것이다.

해가 늬엿늬엿 서산으로 넘어가기 직전 가장 강렬하고 화려한 빛을 내는 순간이 바로 일몰의 순간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의 일몰이 아름답고 강렬한 것은 아니다. 공기가 깨끗해야 하고 하늘이 맑아야 하고, 그 밖에도 이것저것 많은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 비로소 아름다운 일몰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멋진 일몰을 맞기 위해 우리는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을 배워 볼 필요가 있다. 두렵다 해도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될 죽음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모르는 척 한다고 해서 우리가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 마지막이 좀 더 멋있는 순간, 절정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가꾸고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도티 빌링턴은 우리가 멋지게 나이 드는 마흔 여섯 가지 방법을 한 권의 책으로 소개시켜 주고 있다. 그 46가지 방법은 하나같이 놓치면 안될 중요한 것들이지만 내게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을 몇가지 소개하자면 우선 '우리의 황금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생의 황금기가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꿈을 무럭무럭 키워나가는 10대 시절?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무한질주의 시대 20대? 뭔가 인생을 좀 알고 사회의 중추로 자리잡아 가는 30대? 글쎄 젊음과 패기, 열정은 있으되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볼 만한 통찰은 부족한 나이인 것 같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철 들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 인생의 황금기는 죽음을 앞둔 그 어느 때 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 하나,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지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왜 사는가 하는 질문에 누군가는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행복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삶의 순간 순간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지 어딘가 있을 행복을 찾기 위해 지금의 시간을 감내해야 할 고난의 시간으로 여겨서는 결코 안 될 일이 아닌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멋지게 나이 들기 위한 마흔 여섯 가지 방법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가 다 아는 일이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들어 실천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은이라면 아직 방황을 계속 해도 괜찮겠지만 살아온 날 보다 살 날이 짧은 나 같은 사람에겐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이 새삼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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