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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또다시 실패로 끝난 차우찬 선발론 - 삼성 vs SK 6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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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2군에서 기량회복을 끝내고 1군 무대에 복귀한 차우찬은 SK 타자들을 압도할만한 구위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고, 반면에 삼성 타자들은 '땜빵 선발' 허준혁을 초반에 무너뜨리지 못한채 끌려갈 것 같다는 것이 경기를 앞둔 시점의 불길한 예감이었다.

보여지는 전력만으로 보자면 삼성의 여유로운 승리가 당연한 게임이었다. 선발의 무게로 치자면 아무리 차우찬의 컨디션이 엉망이라고 해도 천하의 차우찬이 선발 경험이 전무한 신인급 투수에게 밀릴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게다가 SK 라인업에는 정근우, 김강민 등 주전들이 빠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SK는 역시 강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SK 특유의 힘은 오늘 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타선을 이끈 이는 정근우를 대신해 리드오프로 출전한 김성현이었다. 김성현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한 후 최정의 좌익선상 2루타때 홈을 밟아 선취득점을 올렸고 2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도 차우찬을 공략해 적시 2타점 2루타를 뺏어내며 오늘 경기에서 3안타 2타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타선이 초반에 승기를 잡아 주자 이만수 감독은 불펜진을 총동원해 승리를 지켰다. 선발로서 '첫 경험'을 한 허준혁이 2와 2/3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온 후 제춘모, 엄정욱, 임경완, 박희수, 정우람 등 SK의 내노라하는 구원투수진들이 차례로 나와 삼성 타선을 무력화 시켰다. 이들이 마운드에서 버티고 있던 6과 1/3이닝 동안 삼성이 올린 득점은 단 한점도 없었다.


반면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기대를 걸었던 차우찬이 1군 복귀전에서도 불안한 피칭으로 일관함으로써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게 생겼다.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에도 5명의 선발진은 나름대로 제 역할을 잘 해왔던 게 사실이라 차우찬마저 선발로 돌려 사실상 6선발 체제로 운영하려는 류중일 감독의 구상에 의문을 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삼성 마운드의 문제는 선발진 보다는 질적, 양적으로 부족한 불펜진에 있다. 작년까지는 사상 최강이었을 지 몰라도 올 시즌은 아니다. 불펜 투수들은 계속되는 연투로 지쳤고 구위와 제구력도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누구를 가릴 것도 없이 동반 침체라고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불펜진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차우찬을 불펜이 아닌 선발의 한 축에 끼워넣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구석이 있어 보인다.

어찌됐건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구위는 물론이고 선수단 전체의 문제점 또한 곁에서 늘 지켜보는 코칭스태프가 가장 잘 알 것이고 지금 처한 위기를 타개할 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니 잘 알아서 하겠지만 지금껏 보여지는 모습은 조금 우려스럽다. 시즌 초반에는 투타의 불균형이 빚어지더니 요즘은 선수들과 코칭스탭간의 간격이 크게 느껴지는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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