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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이승엽은 웃었고, 윤석민은 고개를 숙였다 - 삼성 vs KIA 5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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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KIA라는 한팀의 에이스를 너머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인 윤석민이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2사 이후 상황에서 끈끈한 집중력을 보인 삼성 타선이 마침내 일을 냈다.

천하의 윤석민이 삼성을 상대로 4회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3이닝 6실점은 그야말로 기록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오늘 윤석민이 던진 3이닝은 올시즌 그의 최소 투구이닝이고, 6실점은 올시즌 그가 허용한 최다 실점이다. 3이닝 동안 7피안타 2사사구를 허용했고 삼성 타자들에게서 빼앗은 삼진은 겨우 2개에 불과했다.


1회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KIA 타자들이 1회초 공격에서 기분좋은 선취득점까지 얻어준 상황에서 윤석민은 삼성의 1, 2번 테이블 세터진을를 가볍게 범타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사후 이승엽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4번 박석민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자초한 2사 1, 2루의 위기에서 최형우와 강봉규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2회말에도 좋지 않은 흐름은 계속됐다. 1회 중심타선의 첫 승부에서 밀린 것이 부담이 되었던 것인지 또다시 2사 만루 상황을 넘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중견수 뒤를 넘어가는 박석민의 큼지막한 싹쓸이 3타점 3루타가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5:1, 넉점차로 벌어졌고 결국 이 장면이 오늘 승부의 분수령이 되고 말았다.

최근 경기에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삼성 선발 장원삼의 투구는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6과 1/3이닝 동안 8피안타 4실점을 허용하는 등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지만 초반에 터진 타선의 활발한 득점 지원 덕분에 1승을 추가할 수 있었다. 장원삼을 이어 정현욱, 권오준이 마운드를 이어 받으며 추가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은 삼성 불펜진의 안정세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타자 중에서는 이승엽의 활약이 빛났다. 부상으로 빠진 채태인을 대신해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공격에서도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7:3으로 앞서던 6회말에는 KIA의 세번째 투수 김희걸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6호 홈런을 터뜨리며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화끈하게 보답했다. 올시즌 이승엽이 복귀하지 않았더라면 삼성 타선은 어떤 상황이었을까를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삼성으로선 껄끄러운 상대 KIA와의 홈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쳤지만 산 너머 산이다. 롯데와의 사직 원정을 스윕으로 이끌며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넥센과의 원정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넥센 타자들의 매서운 창끝을 삼성 투수진이 잘 버텨주느냐 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라 할 수 있겠고 국내로 돌아온 김병현의 복귀전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난 흥미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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