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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KS 4차전 - 천하통일, 이제 1승 남았다

by 푸른가람 2011.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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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한판 승부였습니다. 양팀의 최종 스코어 8:4, 무려 넉점차가 나는 경기였지만 경기 막판에 양팀이 보여준 팽팽한 힘겨루기는 한국시리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고의 긴장감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겁니다. 만약 SK가 오늘 경기를 잡았더라면 2011년 한국시리즈의 향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겠지만 아직까지 승리의 여신은 삼성 편인 것 같습니다.



명철신의 유혹은 계속된다

한국시리즈 4차전의 공식 MVP는 신명철입니다. 신명철은 2:1의 살얼음같은 리드를 이어가고 있던 4회초 공격 무사 1루 기회에서 두번의 번트 실패 끝에 이재영의 공을 통타해 문학구장 우측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투런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사실상 이 홈런 한방으로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삼성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습니다.

아주 중요한 보내기 번트를 두번이나 실패한 탓에 자칫하면 역적이 될 뻔 했던 신명철이 또 한번 화끈하게 유혹의 진수를 보여준 셈입니다. 물론 운이 좋았던 면도 있습니다. 이재영의 공이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았기에 우측으로 밀어쳐서 홈런을 기록할 수 있기도 했지만 투스트라이크 이후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신명철이 보여준 집중력은 충분히 찬받을만 합니다.



안지만, 위기의 팀을 구하다

개인적으로 오늘 승리의 최고 수훈선수를 꼽자면 안지만이 제격일 것 같습니다. 7회초에 터진 최형우의 솔로 홈런은 오늘 경기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은 이닝은 겨우 3회 뿐이었고, 삼성에는 권혁, 권오준, 안지만, 오승환이라는 막강 불펜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포스트시즌에서는 평소보다 한템포 빠른 투수 교체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오늘 류중일 감독의 정인욱에 대한 믿음은 자칫 중요한 경기를 잃을 뻔 했습니다. 물론 박재상과의 대결에서 볼카운트 2-0에서 성급하게 승부를 한 배터리의 잘못이 큰 것이긴 하지만 7회 들어서는 공의 위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는 점에서 조금 안이한 대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정의 안타에 이은 권혁의 폭투, 여기에 이어지는 박정권의 안타로 SK는 무사 1, 3루 역전챤스를 맞이합니다. 바로 전 이닝까지만 해도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타석에는 난세의 영웅 안치용과 타격감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최동수가 차례로 나올 순서였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누구나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렸을 겁니다. 물론 단 한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최소 1점은 분명 내준다는 생각으로 피칭을 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야 플라이만으로도 동점을 허용하는 상황, 큰 것 한방이면 시리즈 패권이 SK 쪽으로 기울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안지만의 위력적인 공이 SK의 기세를 잠재워 버렸습니다.

안치용은 안지만의 초구를 공략했지만 성급했습니다. 3루 정면 타구때 3루 주자 최정의 베이스 러닝도 아쉬웠습니다. 그 무리한 홈 데쉬가 결국 무득점으로 이어지는 빌미를 제공한 셈입니다. 다음 타자 최동수도 안지만의 투구에 말리며 5-4-3 병살타로 물러나고 말았고, 이 플레이 하나로 오늘 경기의 승부는 사실상 결정되어 버렸습니다.


명승부에 오점을 남기는 옥의 티, 오심 논란

스트라이크와 볼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주심의 권한이므로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 하나하나가 중요한 한국시리즈인 점을 감안해 본다면 보다 더 정확한 판정이 아쉽습니다. 또한 3회말 정근우의 명확한 파울 타구를 페어로 판정한 것, 8회초 배영섭의 몸에 맞는 공 판정 등 오늘 경기에서는 유달리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애매한 판정들이 많았습니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실수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에도 정도가 있는 것입니다. 프로야구 심판들이라면 그 판정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라도 오심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실수는 더 이상 실수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심판들의 오심으로 가을잔치 명승부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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