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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15차전 - 무기력한 타선,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by 푸른가람 201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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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상대 전적에서 유일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팀이 한화입니다. 거북스러운 상대 한화는 오늘도 삼성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습니다. 3연패의 부진에 빠진 것도 문제지만 경기 내용이 썩 좋지 못한 것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삼성 타자들은 한화 선발 김혁민에게만 삼진 12개를 당하는 등 17탈삼진의 치욕을 당하며 홈팀 한화에 1:3으로 완패했습니다.

배영수의 피칭이 아쉽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선발 테스트가 아닌가 봤는데 5회말에 한꺼번에 무너지며 선발진 잔류가 불투명한 상황이 되어 버렸네요. 4회까지 이렇다할 위기 상황 없이 잘 버텨 주더니 5회에만 5피안타 3실점하며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습니다.


흔들리는 상황에서 투수코치나 현재윤 포수가 한번 정도는 마운드에 올라 흐름을 끊어주길 기대했지만 온전히 배영수의 짐으로 남겨졌습니다. 2점차로 뒤지던 5회말 투아웃 상황에서도 류중일 감독은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을 정도로 오늘 경기를 꼭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만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는 실기했다고 보여집니다.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생각이 있었더라면 좀더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배영수라는 투수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 그리고 선발 투수에게 5회라는 이닝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류중일 감독도 쉽사리 교체 카드를 빼들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이후 등판한 투수들이 단 한점도 추가실점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 패배를 단순히 선발투수 배영수의 부진 탓으로만 돌리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상하위 타선 할 것 없이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27개의 아웃 카운트 중에서 17개가 삼진이었다는 기록만으로도 얼마나 상대 투수들에게 눌렸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김혁민 - 박정진 - 바티스타 등으로 이어진 한화 투수진은 오늘 경기만 보자면 가히 언히터블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사실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3회초 공격에서 채태인의 적시타로 기분좋은 선취점을 올린 후 추가득점에 실패한 것이 아쉽습니다. 2사 1,3루 상황에서 4번타자 최형우의 한방이 터져 줬더라면 경기 양상은 전혀 다르게 전개될 수도 있었을테지만 모든 것이 다 결과론에 불과합니다.


특히나 김혁민의 투구는 눈부실 정도였습니다. 직구의 구위는 물론 공끝마저도 좋았기에 공략이 쉽지만은 않았겠지만 그것만으로 오늘 패전이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타선의 부진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던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코칭 스탭에서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질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금 당장 대형 타자를 외부에서 수혈해 올 수 있는 여건은 못되니 안에서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언제까지 제 역할 못하고 있는 타자들에게 자리를 보장해 줄 수는 없습니다. 1군에서 구할 수 없으면 2군 무대로 시선을 옮겨봄직도 합니다. 2군 선수들에게는 동기 부여도 될 것이고, 경쟁 무풍지대에서 안주하는 1군 타자들에게도 분명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 1위 경쟁자였던 SK와 KIA가 동반 부진에 빠져 있어 2위와의 경기차는 여전히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고 이 두팀은 치고 올라올 힘이 있는 팀들이고, 상승세에 있는 4위 롯데의 약진도 가벼이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장의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가는 언제 추격자 신세로 전락할 지 모를 일입니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벤치에서도 좀더 긴장을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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