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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14차전 - 치열함이 사라진 그라운드, 안방 연패로 돌아오다

by 푸른가람 201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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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 분위기를 보면 거의 1위를 확정지은 팀처럼 보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매직넘버니 하면서 설레발을 떨어주니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 있는 건가요. 아직 멀었습니다. 비록 2위팀과의 승차가 좀 나기는 하지만 자칫 분위기 잘못 타면 언제든 순위는 뒤바뀔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특히나 무기력한 타선은 하루이틀에 해결책이 나올 것 같지 않아 더욱  심각합니다.

오늘도 삼성 타선은 LG 선발 김성현과 그를 구원 등판한 송신영 등 넥센에서 LG로 이적한 두 선수에게 꽁꽁 묶이며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빈공을 보였습니다. 김성현이 비록 기대주로 손꼽히는 투수긴 하지만 이처럼 맥없이 물러났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챤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네요.


오늘 경기에서 류중일 감독은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박한이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그 자리에 배영섭을 배치했습니다만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류 감독의 시도는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배영섭은 도루 2개를 성공시키며 활발한 베이스 러닝을 펼쳤지만 타격감을 회복하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팀이 어려울 때 역할을 해줘야 할 베테랑 타자들이 누구나 할 것 없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한이의 대체재로 손꼽히는 강봉규는 '20-20'을 달성하던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갑용, 신명철도 무기력하기는 매 한가지이고, 대타로 경기 후반에 모습을 보인 박한이는 오늘도 팬들에게 시름만을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두 외국인 투수가 안정적인 투구를 계속하고 있어 삼성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선발진은 어느 정도 보완이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허약해진 공격력을 우승전력으로 끌어 올리는 것입니다. 류중일 감독 역시 그 문제로 고심이 깊겠지만 사실 뾰족한 수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트레이드로 대형 타자를 데리고 올 기회는 이미 끝나 버렸으니 지금 있는 가용 전력을 극대화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은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착실히 해 줄 수 있는 믿음직한 2번타자를 구하는 것이 급해 보입니다. 강력한 2번타자 박한이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습니다.

중심타선에서도 5번타자 자리가 애매합니다. 채태인이 1군에 복귀해 한방을 터뜨리며 이제야 클린업이 자리를 잡나 싶었지만 이내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습니다. 조영훈, 강봉규 등이 번갈아가며 6번 자리에 포진하고 있지만 큰 것 한방도, 정교한 타격도 기대할 수 없는 잉여타자들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김상수가 1번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하위타선은 더욱 휑하게 느껴집니다.


9월부터 엔트리가 확대되면 2군에서 똘똘한 타자들을 수혈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2군에서 날고 기는 타자들도 1군과의 격차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무기력한 타선을 방치할 수는 없으니, 1군 주전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파격적인 타선을 한번 꾸려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삼성 1군 타자들에게는 치열한 경쟁이란 단어가 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믿음의 야구'에도 유통기한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무턱대고 기회를 주는 철밥통이 늘어나면 팀 케미스트리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좀더 치열하게 그라운드에서 뛰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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