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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13차전 - 따라 올 테면 따라와 봐

by 푸른가람 2011.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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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2위 KIA가 LG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덕분에 승차를 3게임으로 벌이며 추격권에서 한걸음 멀어지게 됐습니다. 두번째 선발 등판한 매티스가 오늘도 승리를 기록하며 시즌 2승째, 끝판대장 오승환은 4:2 2점차 상황인 9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세타자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하고 시즌 34세이브째를 올리며 통산 200세이브에 1개만을 남겨두게 됐습니다.


매티스, 선발 2연승은 했지만 믿어도 되나?

오늘 매티스는 6과 2/3이닝동안 5피안타 4사사구로 2실점을 허용했습니다. 7회말 2사후 강동우에게 적시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으며 국내 데뷔 후 첫 실점의 아픔을 맛봤습니다. 3회말 1사 만루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 오늘 경기 승리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나 장성호를 상대해 볼카운트 0-3에 몰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두번째 등판이긴 했지만 여전히 매티스의 기량을 검증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이닝마다 기복이 좀 심해 보이고,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수많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실점을 잘 허용하지 않는, 좋게 말하면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구위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 경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로 보기에는 한계가 느껴지긴 합니다만 이상하게 매티스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제대로 매티스의 역량을 체크해 보려면 KIA나 SK와 같은 강팀과 한번 정면대결을 시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대박급 활약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최소한 큰 경기에서 와르르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를 가져 봅니다.

또 한명의 외국인 투수 저마노가 어떤 피칭을 펼쳐주느냐, 그리고 토종 선발 투수들이 오디션에서 얼마나 많이 생존하게 될 지에 따라 매티스의 역할이 달라지겠지만 못해도 포스트시즌에서 롱릴리프 정도의 역할은 충분히 해 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매티스에 대한 이 근거없는 믿음은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왠지 잘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말이죠.

 


오승환, 최연소 200세이브에 -1

오늘 삼성은 경기 후반 몇차례 위기를 맞았습니다. 7회에는 매티스가 마지막 한타자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2실점하며 두점차로 쫓겼고, 8회말에는 안지만이 2사후 빗맞은 안타를 연속으로 세개나 허용하며 2사 만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안지만이 직구의 위력을 앞세워 고비를 잘 넘기긴 했지만 덕아웃에서 바라보는 매티스로서는 조마조마했을 겁니다.

9회는 더 이상 볼 필요도 없습니다. 오승환은 오늘도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틀어 막으며 시즌 34세이브를 올렸습니다. 등판간격이 조금 길어 제구가 조금 흔들리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말끔히 씻어주더군요. 최연소 200세이브 달성이라는 개인 기록 보다는 선두 수성을 위해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인터뷰에서 믿음직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영훈, 오늘만은 '제2의 이승엽' 인정

개인적으로 조영훈의 선발 기용에 대해 탐탁치 않은 입장이긴 하지만 오늘 경기만은 조영훈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7월 중순 이후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감이 떨어져 있어 애를 먹고 있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조영훈의 2안타 2타점이 적시에 터져주지 않았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뻔 했습니다.

'제2의 이승엽'으로 성장해 줄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한 모습이긴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지금처럼만 해주더라도 팀 공격력에 보탬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워낙 타선이 무기력합니다. 중심타선에서 큰 역할을 해줘야 할 박석민이 깊은 슬럼프에 빠진 것 같습니다. 3번에서 5번으로 내리는 것 보단 차라리 몇경기 휴식을 주고 감을 회복토록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이야 선발 - 불펜 - 마무리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떨어지며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투수력만으로 한 시즌을 끌고 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빨리 타선이 터져줘야만 KIA, SK와의 선두 싸움에서 멀찍이 달아날 수 있습니다. 격차를 좀더 벌여 놓을 수만 있다면 오히려 지금이 생각보다 손쉽게 선두를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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