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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롯데 13차전 - 이제는 타자들이 해줘야 할 차례다

by 푸른가람 201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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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신바람을 내고 있는 삼성과 무려 6연승의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롯데가 사직구장에서 정면 충돌했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이날 경기는 단단한 방패를 지닌 삼성의 2:0 승리로 끝이 났다. 삼성은 초반부터 롯데 선발 장원준을 공략해 선취점을 뽑는데는 성공했지만 무수한 챤스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일단은 차우찬을 칭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올시즌 롯데전에서만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던 차우찬은 후반기 들어 최고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삼성 선발진의 중요한 축으로의 역할을 100% 해내며 시즌 9승째를 기록했다. 전구단 승리투수라는 기분좋은 타이틀까지 덤으로 주어졌다.


차우찬은 5회까지 두개의 볼넷만 허용했을 뿐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140km 중반에 이르는 위력적인 빠른 공과 제구가 안정된 변화구를 앞세워 최강 롯데 타선에 5개의 탈삼진까지 뺐어내며 중요한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팀에 선사했다.

5회까지 겨우 68개의 투구수만 기록했을 뿐이지만 갑작스레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류중일 감독은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정밀진단을 받아봐야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 소식이 있긴 하지만 차우찬이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다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차우찬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후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삼성 벤치에서는 권오준(1이닝) - 안지만(2이닝) - 오승환(1이닝)을 효과적으로 이어던지게 하며 2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세 선수 모두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노련함과 야수들의 깔끔한 수비 덕분에 실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승환은 9회 등판해 이대호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후속타자를 병살 처리하며 시즌 33세이브를 기록했다. 화요일 넥센전 부터 오늘까지 무려 네 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 중이다. 물론 개인기록도 중요하고, 팀 승리를 지켜내는 끝판대장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해야겠지만 무리라면 무리가 아닐 수 없다.

투수들도 잘 했지만 오늘은 모처럼 내야수들의 멋진 호수비가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박석민을 대신해 핫코너를 지키고 있는 조동찬은 공격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러차례 안정된 수비를 보이며 실점을 막았고 가끔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던 신명철 역시 중요한 대목에서 롯데 타자들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수비로 팀 동료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잘 한 것은 잘 한 것이고,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해야겠다. 삼성 '화수분 야구'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른 정형식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정형식은 부상으로 빠진 배영섭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할 만큼 공수주 모든 부문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은 특히 주루 플레이와 수비에서 몇차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회 1사 만루 조동찬의 내야땅볼 타구때 2루에서 홈까지 내달려 횡사한 모습은 본헤드 플레이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이후 몇회 때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역시 1사 만루 상황에서 타구를 확인하지 않고 3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더블아웃 당한 장면 역시 아쉬웠다.

혹자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인 주루 센스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상황에서 좀더 영리한 주루 플레이를 했더라면 초반에 좀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고, 보다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정형식이 주전을 꿰차기 위해서는 주루와 수비에서 좀더 실력과 센스를 갈고 닦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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