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7차전 - 홈런에 흔들리고 실책성 수비에 허물어진 에이스 박현준의 아성

by 푸른가람 2011. 6. 14.
728x90

한동안 존재감 없이 4위 자리에 머물러 있던 삼성이 홈구장에서 LG에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며 2위 자리에 올랐다. 박현준이 선발 등판한 LG를 만난 삼성으로선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마운드엔 시즌 8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KBO 최고 에이스 박현준이 버티고 있고 팀타율 1위의 타선까지. 이를테면 날카로운 창과 두터운 방패를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에 맞서 윤성환을 선발 등판시켰다. 빠른 공이 위력이 예전같지 않은 윤성환은 오락가락한 피칭으로 벤치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선발 싸움에서만은 누구나 박현준의 우세를 예상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초반은 예상대로 박현준이 앞서 나가는 형국이었다.


승부는 조금은 싱겁게 경기 초반인 3회말에 갈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박현준의 새로운 천적으로 등장한 김상수가  3회 1사 상황에서 몸쪽 변화구를 받아쳐 대구구장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홈런을 작렬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다. 박현준의 실투라기 보다는 김상수가 워낙에 잘 쳤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공이었다.

오늘 경기 해설을 맡았던 이효봉 해설위원마저 탄복할 정도로 멋진 타격이었다. 박현준의 공은 김상수의 몸쪽으로 휘어지는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였다. 잘 맞아도 파울이 될 법할 정도로 제구가 잘 된 공이었고 이대호 정도의 파워히터가 아니라면 그 정도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키기는 어려워 보였지만 김상수는 파워보다는 빠른 배트스피드로 박현준을 눌렀다.

도저히 홈런이 될 수 없는 공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자 박현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교타자 김상수의 홈런 한방이 박현준의 평정심을 흔들리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다음 타자 배영섭이 친 타구가 2루수 강습 내야안타로 기록되며 박현준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잘 맞긴 했지만 2루수 정면 타구라 김태완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타구였다.

박현준은 3회에만 김상수의 홈런 이후 안타 네개와 볼넷 하나를 더 허용하며 5실점으로 무너졌다. 5월까지만 해도 제대로 공략하는 팀이 없을 것 같았던 박현준의 페이스도 주춤해지고 있다. 6월 들어 벌써 2패(1승)로 시즌 평균자책점도 3.67로 훌쩍 뛰었다.  특히 김상수에게만 벌써 두개의 홈런을 허용해 앞으로도 껄끄러운 만남이 불가피해졌다.


믿었던 박현준이 의외로 흔들리며 초반에 강판당한 사이 삼성 윤성환은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5승을 기록했다. 8회 김상수의 실책 탓에 1실점(비자책)하긴 했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 정도로 멋진 호투였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이우선이 연속안타로 2실점한 것이 옥의 티로 남긴 했지만 LG 에이스 박현준을 첫 판에 무너뜨린 것이 앞으로 남은 두경기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