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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넥센 9차전 - 역전승을 일궈낸 9회 신명철의 유혹

by 푸른가람 201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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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넥센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9회초 신명철의 역전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5:3 승리를 거두며 시즌 두번째 스윕 시리즈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두번 모두 최하위팀 넥센이 그 피해자였다. 시즌 상대전적에서 넥센에 7승 2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중인 덕분에 삼성은 상위권 진출의 야망을 불태울 수 있게 됐다.

초반은 삼성의 분위기였다. 삼성은 1회초 배영섭과 박한이의 연속 안타로 맞이한 무사 1, 3루 기회에서 박석민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자들이 줄줄이 삼진과 범타로 물러나 추가득점에 실패한 것이 경기를 어렵게 꼬이게 만들었다. 중심타선에서 한두점만 더 내줬더라면 선발투수 배영수의 어깨가 좀더 가벼워졌을 것이다.


다행히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신명철이 넥센 마무리 손승락과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3루 베이스 옆을 타고 흐르는 극적인 적시타를 터뜨려 역전에 성공하긴 했지만 오늘 삼성의 공격은 비효율 그 자체였다. 챤스는 여러차례 맞이했지만 타자들이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바람에 넥센보다 훨씬 많은 안타를 기록하고도 추가점을 뽑는데 애를 먹었다.

4번타자 최형우는 7회초에 모처럼 시원스런 홈런포를 기록하며 1점차로 넥센의 턱밑까지 추격한 데 이어 9회초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손승락을 상대로 천금같은 안타를 기록해 역전승의 초석을 놓았다. 막판까지 계속되는 1점차 팽팽한 승부에 부담을 느꼈던 탓인지 손승락의 제구가 전반적으로 흔들린 것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물론 조영훈의 병살타성 타구때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김일경이 집중포화를 받을 수 밖에 없게 됐지만 그 단초는 손승락이 제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9회 선두타자 승부에 실패한데다 다음타자 조영훈에게도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탓에 1루주자 강명구가 스타트를 끊은 것이 김일경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 짧은 순간이 승부 자체를 뒤집은 셈이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최근 몇경기에서 계속되던 1회 실점 징크스에서 벗어나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2회와 4회 3실점(2자책)을 허용하며 오늘 경기에서도 승리를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선발투수의 책무를 다했다. 차우찬, 카도쿠라의 원투펀치에 이어 배영수가 이 정도로 안정된 피칭을 해준다면 다소 삐긋거리던 선발진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소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은 롯데, 넥센과의 6연전에서 5승 1패를 거둬 1위와의 승차를 1.5게임차로 유지한 채 호시탐탐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경기 막판 극적인 역전승으로 선수단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문제는 다음주다. 난적 엘지와 KIA를 차례로 만난다.

잘하면 1위까지 노려볼 수 있지만 자칫 연패에 몰리면 상위권과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고삐를 더욱 단단하게 죄야 한다. 가코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도 이제는 버려야 한다. 이미 늦었지만, 늦었다고 할 때가 빠를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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