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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넥센 1차전 - 이승엽, 타격이 안되면 빠른 발로..

by 푸른가람 201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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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 부진에 빠졌던 삼성이 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일까. 만만찮은 상대인 넥센을 봄비가 내리는 대구구장으로 불러들인 삼성은 두 외국인 투수의 치열한 선발 맞대결 끝에 2:0 승리를 거두며 3연패 후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어제 경기 탈보트에 이어, 고든까지 두 외국인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해주며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오늘 경기 승리는 고든의 공이 컸다. 지난해 SK에 있다 삼성으로 이적한 고든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SK에서 고든이 보여준 모습은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발감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니퍼트급의 선발투수를 원하는 팬들의 눈높이에 맞을 리 없었다. 미래의 에이스 정인욱이 설 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따가운 시선도 그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하지만 고든은 말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팀 분위기도 아직은 어수선한데 봄비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고든은 짜임새 있는 넥센 타선을 맞아 6과 1/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단 2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만 허용한 반면 탈삼진은 6개나 빼앗았다.


삼성은 고든을 마운드에 내린 후 필승 계투조인 권혁, 정현욱, 오승환을 차례로 투입시키며 승리를 지켜냈다. 오승환은 올시즌 첫 등판에서 드디어 세이브를 기록했고 정현욱 역시 믿음직스러운 피칭을 선보였다. 문제는 좌완 셋업맨 권혁이다. 광주 KIA전에서도 제구력 불안을 드러내며 끝내기 볼넷을 허용하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여전히 영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정태가 있기는 하지만 권혁 말고는 불펜진에 믿을만한 좌완 투수가 없는 삼성의 마운드 상황에서 권혁의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원래부터 컨트롤이 그다지 뛰어난 투수는 아니었다지만 구위가 예전같지 않은 권혁이 지금처럼 들죽날죽한 제구를 보여준다면 류중일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 큰 걸림돌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타자 중에서는 이승엽과 박석민의 활약이 눈에 띈다. 한 방송사에서는 오늘 경기의 MVP를 이승엽으로 뽑았던데 사실 이승엽으로선 부끄러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2타수 무안타에 볼넷으로 출루해 깜짝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다음 타자 박석민의 좌전 안타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뽑아낸 것 외에는 이렇다할 활약을 펼쳐주지 못했다.

시범경기 때부터 시즌 개막 초반까지 이어지던 똑딱이 신공도 이제 바닥을 드러냈는지 안타 구경도 그다지 쉽지 않다. 뒤에 버티고 있는 4번타자 최형우가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는 것 또한 이승엽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지만 아직은 좀더 기다려야 할 때인가 보다.

중심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타자가 박석민이다. 개막 때부터 화끈한 타격감을 이어오고 있는 박석민은 오늘 경기에서도 결승타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3안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 노릇을 톡톡히 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와일드 피치 때 2루에서 홈을 파고드는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던 박석민만이 잦아들고 있는 삼성의 혼을 일깨우고 있는 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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