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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시범경기 1차전 -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삼성 타선

by 푸른가람 201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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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는 갑작스레 마운드에서 자진강판하고, 중심타선은 11타수 무안타의 빈공을 펼쳤다. 도무지 이길래야 이길 수 없는 경기 내용이었고 홈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는 삼성의 1:4 완패로 끝났다. 어차피 큰 의미가 없는 시범경기 순위라고는 하지만 삼성은 1승 4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카도쿠라의 시범경기 첫 선발경기였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카도쿠라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호투를 펼친 바 있었다. 걱정했던 무릎부상은 재발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투구로 류중일 감독으로부터도 눈도장을 받았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장원삼을 대신해 차우찬과 함께 원투펀치를 맡아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었다.


첫 등판의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첫 출발부터 산뜻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이대형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꺼는 가 싶더니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조인성과 정성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카도쿠라는 2회에도 2사 후 이병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3회 수비에서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2루타를 맞은 후 갑작스럽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예기치 않았던 돌발상황에 삼성 벤치는 긴장감이 돌기도 했지만 단순한 종아리 근육통으로 밝혀져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성 타선은 오늘 경기에서도 긴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오늘 경기에서 겨우 안타 네개와 사사구 두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다. 주키치 - 장진용 - 오상민 - 이대환 - 김선규로 이어지는 LG 마운드를 공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선발 주키치에게는 5회까지 노히트 노런의 수모를 당해야 했다.


톱타자로 나선 배영섭이 1안타, 2번타자 박한이가 2개의 안타를 치며 밥상을 차렸지만 중심타선은 너무나 무기력했다. 가코는 중요한 순간에 병살타를 치며 찬물을 끼얹는 등 4타수 무안타, 4번타자 최형우 역시 3타수 무안타의 빈공에 그쳤고, 그나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던 5번타자 강봉규 마저도 삼진 3개를 당하며 4타수 무안타의 수모를 맛봐야 했다.

이 정도면 화끈한 공격야구를 지향하고 있는 류중일 감독으로서도 답답한 심경을 토로할 만한 수준이다. 채태인, 박석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데다 조동찬, 신명철 등도 잔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제대로 된 타선을 꾸릴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맞다. 4월 개막에 맞춰 부상에서 주축 선수들이 회복된다면 지금과는 분명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또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일이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한다. 시범경기 특성상 1.5군으로 타선을 꾸리는 것은 다른 팀도 매한가지다. 그래도 다른 팀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타격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삼성은 백업 선수들마저도 전반적인 타격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올 기미가 없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여전히 겨울잠을 자고 있는 삼성 타선, 그 굳게 닫힌 봉인이 뜯어질 날이 언제일까.

* 삼성 vs LG 시범경기 1차전 기록표(스포츠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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