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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인터뷰를 통해 본 류중일 감독의 2011년 구상 - 야수편

by 푸른가람 201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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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편에 이어 [박동희 in 캠프 - 류중일감독 인터뷰] 두번째 시간으로 야수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타선의 키는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허약한 중심타선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으로선 가코의 영입이 가뭄 끝에 단비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하던 선수니 기량이야 검증된 선수입니다. 문제는 기대만큼 한국 리그에 잘 적응해서 기량을 펼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당초에는 외야 수비까지 기대를 했었지만 현재까지 지켜본 류중일 감독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가코의 포지션은 1루수를 맡거나 지명타자로 뛸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에 1루를 맡고 있던 채태인이나 3루 요원인 박석민, 조동찬 등의 포지션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가코를 1루수 보다는 지명타자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어쨌든 그 누구보다 채태인의 입지가 흔들리게 생겼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박석민이 자리를 비워 3루에는 조동찬, 1루에는 채태인(조영훈)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지만 박석민이 가세하게 되면 팀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국내 최고의 유격수 출신이기도 한 류중일 감독이기에 수비에 대한 비중을 높게 둘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상수에 대한 애정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유격수는 당연히 김상수가 맡을 것이며,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려면 자기 야구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지요.

신명철에 대한 믿음도 여전합니다. 주전 2루수는 신명철이라고 확실히 못을 박았습니다. FA를 앞두고 연습 태도가 달라졌다며 상당히 흡족해 하는 모습이네요. 류중일 감독의 마음 속에 삼성 내야 라인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상태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채태인/박석민(1B)-신명철(2B)-조동찬(3B)-김상수(SS)가 주전 라인업이 아닐까 싶네요. 여기에 손주인, 임익준, 강명구 등이 백업을 하게 된다면 양과 질에서 다른 구단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코가 외야수비에서 탈락함에 따라 삼성 외야는 큰 변동이 없게 생겼습니다. 최형우-이영욱-박한이가 주전으로 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욱이 부상인 탓에 시즌 초반에는 강봉규가 우익수로 뛰고, 중견수는 박한이가 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형우를 제외하고는 수비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외부의 우려와는 달리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의 수비력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박한이, 이영욱, 강봉규의 수비에 비교하면 최형우는 여전히 불안해 보입니다. 외야 백업으로는 지난해 깜짝 활약을 선보이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른 오정복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이는 배영섭이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40홈런을 노리고 있는 최형우의 활약 여하에 따라 경기 후반이면 오정복이나 배영섭이 외야에서 뛰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될 수도 있겠네요. 

크게 도드라보이지는 않지만 사실 삼성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포수자리가 아닐까 싶네요. 진갑용이 부상에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라 체력적인 부담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포수자리를 100% 소화할 수는 없을 겁니다. 현재윤, 이정식, 채상병 세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세명 모두 괜찮은 기량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공격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선수가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가코의 가세로 삼성 타선은 한층 짜임새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팀내 경쟁이 치열해지는만큼 선의의 경쟁을 통한 기량 향상도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칫하면 포지션 중복으로 인해 가용한 전력을 100% 활용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보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죠. 올시즌 류중일 감독의 용병술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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