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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6차전 리뷰 - '불패 사나이' 카도쿠라의 첫 패전

by 푸른가람 2010.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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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의 결과네요. 사실 나이트와 카도쿠라의 맞대결이라면 열에 아홉은 '불패 사나이' 카도쿠라의 손을 들어줬을 겁니다. 단순히 지금까지 드러난 기록자체도 비교가 되지 않는데다, 나이트는 부진한 투구 탓에 선발진에서 불펜으로 밀려났다 이제 겨우 선발 복귀의 기회를 잡은 경기였습니다. 그 맞상대가 너무 강했기에 승리보다는 초반에 무너지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욕심같아선 6이닝에 3,4실점 정도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봤지요.

아니나 다를까 1회부터 나이트에게 위기가 닥쳤습니다. SK 톱타자 정근우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김재현, 박재상의 안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1점을 헌납하더군요. 오늘도 선발투수가 초반에 강판당하는 삼성의 패전 공식이 성립되나 싶더니 다행스럽게도 추가 실점만은 허용치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1회초 위기를 단 1점으로 선방한 것이 타자들에게 역전의 희망을 심어준 것이 아닌가 싶네요.


SK 선발 카도쿠라도 평소와 같은 압도적인 피칭은 아니었습니다. 1회부터 타자들이 벌어놓은 1점을 홀라당 까먹더니 4회와 5회 각각 1점씩을 실점해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썼습니다. 안타를 얻어맞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5회 폭투로 2루에 있던 이영욱을 홈까지 불러들인 것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부상으로 몸이 완전치못한 SK 포수 박경완의 대처가 기민하지 못했던 탓입니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SK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삼성 마무리 정현욱을 상대로 동점 일보직전까지 추격전을 펼쳤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순간도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봅니다. 팽팽한 승부에서 허무하게 결승점을 헌납한 꼴이니까요.


나이트가 중요한 SK와의 일전에서 역투를 보여줌으로써 선동열감독의 신임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어떻게든 불안한 선발진의 재정비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차적으로 윤성환이 그 대상에 올랐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부진한 투구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었던 윤성환은 나이트의 전철을 밟아 당분간은 불펜에서 구위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 빈자리는 최근 두번의 등판에서 배짱투를 보여주었던 정인욱의 몫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불펜 과외수업의 효과를 톡톡히 본 나이트에 이어 윤성환도 지난해의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어찌됐건 윤성환이 차세대 삼성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니까요. 윤성환 개인이나, 팀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정상 컨디션을 되찾길 바랍니다. 언제까지 태자 자리에 만족해서 되겠습니까.

삼성은 오늘 승리로 시즌 20승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롯데, SK와의 맞대결이었다는 점에서 50% 승률이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결과로 보여집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대구구장을 가득 채워준 홈팬들을 생각한다면 조금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투수진에 구멍이 생긴 상황에서 선방했다고 위안해 봅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타자들의 컨디션 회복 여부가 향후 전력 상승의 관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분간은 투수력 보다는 타력으로 버틸 수 밖에 없는 여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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