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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9차전 리뷰 - 오정복의 인생 역전홈런

by 푸른가람 2010.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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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복' 이라는 새로운 깜짝스타의 등장을 알리는 한편의 드라마가 끝났네요. 신인선수가 운좋게 극적인 홈런이나 끝내기 안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이 가끔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오늘 오정복같은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운이 좋았다고 하기에는 전반적인 타격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4타수 3안타 4타점에 결정적인 홈런 2개를 터뜨린 오늘 경기를 오정복은 쉽게 잊기 힘들겠지요. 삼성 외야 경쟁이 좀더 치열해 질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붙박이 1번으로 자리매김한 이영욱도 마음놓고 있을 수 없게 되었네요.

잠시 오정복의 활약상을 되새겨 봅니다. 넉넉하게 리드하다 갑작스런 쓰리런 홈런을 얻어맞아 팀이 패색이 짙어가던 8회초 오정복은 낮은 코스 공을 힘차게 퍼올렸습니다. 완전 어퍼스윙이더군요.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 공은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극적인 동점홈런이 됩니다. 여기까진 그저 운이 좋았다고 칩시다. 오정복에게 기회는 또 한번 찾아오게 되는데 운명의 10회초 2사 1루 상황. 마운드에는 한화의 마무리 데폴라. 게임을 지켜보면서 오늘은 왠지 오정복이 큰 사고를 한번 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니 아니나 다를까 결승 투런홈런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오늘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오정복은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네요. 역시 야구는 잘해야 제맛입니다. 오정복 인물탐구 좀 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상성초-내동중-마산 용마고를 거쳐 인하대를 졸업한 후 지난해 삼성에 입단한 오정복은 대부분의 시즌을 2군에서 보냈고, 가끔 1군에서 대수비, 대주자 요원으로 얼굴을 비치기도 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은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2군 타자중에선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받던 선수였는데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쳐 준 덕분에 코칭스탭 뿐만 아니라 야구팬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됐네요.

사실 이겼기에 망정이지 오늘 경기 놓쳤으면 타격이 클 뻔 했네요. 에이스라는 윤성환을 내고도 선발투수가 5회를 버티지도 못했습니다. 그것도 타자들이 초반 큰 점수차의 리드를 잡아준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윤성환도 부상으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하더니 아직 제 컨디션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무리 오승환마저 가래톳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당분간 불펜진에 부하가 걸리지나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향한 나이트가 오늘 경기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를 펼쳐 준 덕분에 기분좋은 1승을 얻었습니다. 마운드에서의 안정감에서는 나이트가 여전히 한수위라고 생각하는데 불펜에서 구위점검을 마치면 다시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거라 기대해 봅니다.

시즌 초반 연승과 연패를 거듭하는 힘든 상황에서 한화를 상대로 거둔 원정 3연승은 삼성 입장에선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중위권 아래로 곤두박질칠 위기 상황에서 한숨돌린 삼성은 다음주 홈에서 롯데, SK를 상대로 6연전을 펼칩니다. 두팀 다 상승세를 타고 있어 힘든 한주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나 파죽의 15연승을 달리고 있는 SK가 특히 부담스럽습니다. 홈 6연전이라고는 하지만 반타작이라도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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