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5월 성적으로 뽑은 포지션별 Best Player(내야수편)

by 푸른가람 2009. 6. 2.
728x90
올시즌 프로야구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특정 포지션의 공격력이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포지션이 포수와 유격수 자리다. 물론 두 포지션은 공히 공격력보다는 탄탄한 수비와 안정된 투수리드가 덕목으로 요구되는 곳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지난해에는 강민호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었고, 그 얼마전까지만 해도 홈런타자로 군림하던 박경완이 있었다. 전통적으로도 이만수, 김동수, 홍성흔 등 공수를 겸비한 쟁쟁한 안방마님들이 많았었다.

유격수 자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격수 박진만은 수비만 잘하는 유격수는 아니다. 수비만으로도 10승 투수와 맞먹는다는 그이지만, 화끈한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었기에 박진만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올시즌 박진만은 예전같지가 않다. 포스트 박진만을 노리던 롯데 박기혁은 후배에 주전자리까지 뺏긴 상태이고, 손시헌의 성장도 기대만큼 빠르진 않다.

포수, 유격수 포지션은 한달만 반짝하는 깜짝스타도 없는 반면, 나머지 포지션의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거포들의 경합장인 1루와 3루 자리는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할 지 난감할 정도다. 빈익빈 부익부라고나 할까. 후보감이 너무 없어서 탈이고. 너무 많아서도 탈인 내야 포지션의 5월 Best Player를 골라보자.




포수 : 김상훈(KIA)

25경기 출장 66타수 19안타 3홈런 16타점 1도루 타율 .275 출루율 .393 장타율 .420 OPS .8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겉으로 드러난 성적 자체는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포수 가운데에선 가장 나은 타격 성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KIA 상승세의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바로 김상훈을 빼놓을 수 없다. 제 아무리 뛰어난 구위를 가진 투수들이라고 해도 8개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위력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안방마님 김상훈의 역할이 그만큼 컸다고 봐진다.



1루수 : 페타지니(LG)

27경기 출장 93타수 39안타 7홈런 28타점 타율 .419 출루율 .540 장타율 .710 OPS 1.250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팀 1루수들의 부침이 심한 한달이었다. 4월에는 최준석, 페타지니, 최희섭, 김태균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었지만 최준석과 최희섭은 부진에 빠졌고, 김태균의 부상 후유증 탓에 경기 출장도 어려운 상태다. 지난달에 아쉽게 2인자에 머물렀던 LG의 페타지니가 5월에도 식지않는 불방망이를 터뜨리며 기어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4월에 타율 .394 7홈런 15타점을 기록하고도 4할타율 7홈런 24타점 크레이즈 모드의 최준석(두산)에 한끗차로 밀렸던 페타지니는 5월 들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성적을 올렸다. 4할이 넘는 타율과 7개의 홈런, 28 타점을 기록했다. 그가 기록한 28 타점은 5월 한달동안 타자들이 기록한 타점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로 KIA의 새로운 해결사로 등장한 김상현마저도 뛰어넘는 엄청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2루수 : 신명철(삼성)

26경기 출장 105타수 37안타 6홈런 23타점 1도루 타율 .352 출루율 .395 장타율 .610 OPS 1.00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명철은 유혹이란 게 무엇인지를 5월 한달동안 제대로 보여줬다. '유혹의 명철신'이라는 별명은 이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이전까지 그의 유혹은 고작 한, 두게임 벌어 보름 정도를 버티는 수준에 불과했었다. 이제 신명철은 그저 '유혹'이라 부르기엔 어색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고졸루키 김상수에 밀려 시즌 초반 힘든 시간을 보냈던 신명철이었기에 2009년 그의 화려한 변신이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자면 자리에 걸맞는 타격을 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5월 한달동안 그의 타순은 뒤죽박죽 변동이 심했다. 6홈런 23타점을 그의 클러치 능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1번타자의 출루율이 4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한번 되짚어볼 대목이다. 1번타자의 전통적 덕목은 홈런보다는 출루가 우선이었다.



3루수 : 김동주(두산)

24경기 출장 82타수 35안타 5홈런 22타점 1도루 타율 .427 출루율 .500 장타율 .732 OPS 1.23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목곰 김동주의 진면목이 드러난 5월이었다. 그가 기록한 .427의 타율은 5월 KBO 타자 가운데 으뜸이다. 4번 타자 김동주가 중심을 잡아주자 두산도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SK와 선두 다툼을 벌일 정도로 팀전력이 안정세를 타고 있다. 해외진출을 둘러싼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팀에 백의종군한 김동주의 기량 저하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았지만 두산의 4번타자는 여전히 김동주 밖에 없다는 사실을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격수 : 김민성(롯데)

26경기 출장 86타수 27안타 1홈런 14타점 14득점 3도루 타율 .314 출루율 .394 장타율 .430 OPS .824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8년 12월생. 서울 덕수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김민성이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WBC 주전 유격수 박기혁이라는 걸출한 선배를 제치고 당당히 롯데 내야의 중심으로 우뚝 선 김민성의 5월 한달은 반짝반짝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났다.

박기혁의 부진, 2루수 조성환의 부상 등으로 어수선한 롯데 내야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김민성은 삼성의 김상수가 그랬듯 박기혁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 틀림없다. 김민성의 활약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미지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만으로도 올한해 밥값은 충분히 한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한다면 냉혹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2009년 시즌은 박기혁과 김민성의 야구인생에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야구위원회, 스탯티즈의 기록을 인용하였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