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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솔과 죽향이 그윽한 울진 해월헌

by 푸른가람 200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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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내려오다 월송정을 지나 남쪽으로 차를 달리다 보면 해월헌(海月軒)이라는 푯말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이정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다 길을 찾지 못해 주변을 맴돌아야 했다. 국도상에 푯말만 있을 뿐 마을로 들어서서는 더이상 해월헌을 안내해주는 그 어떤 것도 없다. 단지 북쪽의 오래된 기와집이 그저 해월헌이겠거니 하는 짐작으로 찾아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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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헌 입구에 다다르면 실망감에 후회를 할 지도 모른다. 기대만큼 규모가 크다거나 휘황찬란한 건물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다 쓰러져가는 오래된 고택으로 보일 뿐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해월헌과 몇채의 건물들이 보인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61호라는 안내판이 없었다면 문화재인지도 모르고 지나쳤을 정도로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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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헌은 경북 울진군 기성면 사동리에 위치해 있다. 해월헌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길주목사와 이조참판을 지냈던 해월 황여일의 별당으로 지어져 붙은 이름이다. 원래는 선조 21년(1588년)에 울진군 기성면 사동리의 마악산 산꼭대기에 지었던 것을 이후 헌종 13년(1847년)에 후손들이 종택인 현재의 위치로 옮겨 중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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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해 황씨 종택은 마당 좌측의 정침과 별당인 해월헌, 그리고 해월헌 뒤의 사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월헌은 정면 4칸, 측면 3칸의 홑처마 팔각집이며, 사당은 정면 3칸, 측면 1칸반의 맞배집이다. 이 별당을 지었던 황여일은 선조때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에 올랐고 임진왜란때에는 도원수 권율 장군의 종사관으로 공을 세운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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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럽던 첫 느낌과 달리 해월헌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해월헌만이 지니고 있는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넓은 마당과 어울어지는 소박한 건물들, 그 여백을 채워주는 꽃들도 정겹다. 특히 사당 뒤편의 대나무숲과 해월헌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소나무숲의 조화는 환상적이다. 그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즐기기 위해 또한번 해월헌을 들러야겠다. 다만 아쉬운 것은 문화재에 걸맞는 체계적인 관리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자꾸만 뒤로 밀려나는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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