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3차전 리뷰 - 실책 하나에 무너진 배영수

by 푸른가람 2009. 5. 3.
728x90
오늘은 리뷰를 쓸 기운도 없다. 원래 깊이도 없고, 전문성도 떨어진 잡글이긴 하지만, 그래도 매경기 애착을 가지고 꼬박꼬박 챙기려고 나름 노력을 해왔는데 오늘 경기는 그동안의 노력 자체가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질만큼 실망스럽다. 물론 133경기중의 한게임일뿐, 토너먼트대회 결승전도 아닌데 뭐 그리 아쉬울까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 문제다.

타자는 10번중에 3번만 잘해도 칭찬을 받는다. 그럼에도 평생 3할타자 한번 못해보고 프로무대를 은퇴하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둥근 공을 둥근 배트로 정확하게 맞춘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건 사실이다. 그러나 수비는 100%를 지향한다. 단 한번의 실책이 경기의 승패를 가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호쾌한 홈런 한방보다 신기에 가까운 호수비 장면에 팬들은 더 환호하고, 경기 분위기 자체가 뒤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시즌 3차전은 바로 그 수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배영수의 호투와 강봉규의 맹타로 3:1로 앞서가던 삼성은 5회말 수비에서 단 하나의 실책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그것도 2사후에 나온 것이었다. 행운의 사나이 박경완의 운발은 끈질기게도 이어졌다.

박경완의 배트에 빗맞은 공은 배영수의 글러브를 튕기고 2루쪽으로 힘없이 굴렀다. 아무리 박경완의 발이 느리다해도 완벽한 내야안타성 타구였다. 던지지 말았어야 했지만 신명철의 무리한 1루 송구로 박경완은 2루까지 내달렸고 이후 배영수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단숨에 경기는 SK가 4:3으로 역전했고, 9회초 삼성의 공격이 끝날 때까지 스코어는 두번다시 뒤바뀌지 않았다.

강봉규는 전날 3안타에 이어 오늘도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공격에서는 진갑용의 부진이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진갑용은 팀이 2:0으로 리드하던 3회 1사 2,3루 챤스에서 허무하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더니, 3:4로 리드당하던 7회초 1사 3루에서마저도 내야플라이로 맥없이 동점기회를 날렸다.

반면 SK는 이승호의 활약이 빛났다. 이승호는 선발 카도쿠라가 제구력 난조 속에 3.2이닝동안 7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물러난 후 8회 2아웃까지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3.2이닝동안 4안타를 허용하며 몇차례 실점위기를 맞았지만 단 한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5회말 SK 타자들의 집중안타가 터지며 행운의 시즌 4승까지 얻었다.

앞으로는 응원팀의 경기라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2009년 시즌은 포기하고 좀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기를 지켜봐야겠다. 사실 답이 없다. 감독 탓하기에는 일단 선수들이 너무 못한다. 수많은 득점기회에서 적시타 한방이 터져나오질 않고, 엉뚱한 실책으로 투수의 김을 빼는 팀이 승리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