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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5차전 리뷰 - 정현욱이 수상하다

by 푸른가람 2009.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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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한화와의 대전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다. 삼성은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5차전에서 선발 안지만의 호투(5.2이닝 2실점)와 테이블세터 신명철, 강봉규의 3타점 합작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하며 시즌 15승 고지에 올랐다. 하위타선으로 내려간 신인 김상수도 모처럼 3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삼성은 초반 4득점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1회초 강봉규의 안타와 박한이의 볼넷으로 맞은 2사 1,2루 챤스에서 진갑용의 적시 안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한 삼성은 2회에서도 신명철과 강봉규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하며 초반 4:0으로 여유있게 앞서나갔다.

한화도 4회 김태완의 적시타와 6회 삼성 정현욱의 폭투에 힘입어 2점을 따라붙긴 했지만 9회까지 삼성의 불펜진에 눌리며 이렇다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번 운명의 9회말이었다. 권혁을 이어 마운드에 올랐던 최원제가 9회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하자 선동열감독은 좌타자 강동우를 상대하기 위해 좌안 지승민을 내보내 범타로 막아내며 급한 불을 끄는 듯 했다.

그러나 4점차의 리드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불안했던지, 선동열감독은 오승환을 기어이 마운드에 올렸다. 비교적 만만했지만, 최근 경기에서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는 이여상의 방망이는 오승환의 공에도 위축됨이 없었다. 대전구장 한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박한이가 사력을 다해 펜스를 향해 뛰어올랐지만 한 뺨이 부족했다.

오승환으로서는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 심광호에게 뜬금포를 얻어맞은 이후 가장 충격적인 홈런으로 기억될 법하다. 오승환은 다음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9세이브째를 올렸지만 낯빛은 좋지 못했다. 올시즌 단한번의 블론 세이브도 없지만 평균자책점이 4점을 넘어선 상태다. 15경기에서 14.1이닝을 던져 7실점(7자책) 했다. 지난 시즌 불과 2개에 불과했던 피홈런도 벌써 네개를 허용했다. 오승환이 가장 많은 피홈런을 기록했던 2007년의 6피홈런 기록을 당장이라도 갈아치울 기세다.

오승환도 오승환이지만 사실 더 우려스려운 것은 정현욱이다. 정현욱은 WBC에서의 빛나는 활약 덕분에 '국노'라는 별명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시즌 초반 WBC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한 덕분에 오승환을 뛰어넘는 무결점 투구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선동열감독의 성향상 정현욱의 혹사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도 있었고, 그 불안한 예감은 확연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올시즌 16경기에 등판한 정현욱은 20.1이닝동안 안타 18개와 볼넷 13개를 허용하며 4실점(3자책)을 기록중이다.  평균자책은 아직까지는 준수한 1점대(1.33)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평균자책점 자체가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앞 투수가 남겨놓은 주자들을 아낌없이 불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보기 힘든 장면이었지만 지금은 일상다반사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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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성적만 놓고 본다면 그 심각성이 바로 드러난다. 5경기에 출장해 4.1이닝동안 4안타 6볼넷으로 2실점(2자책)을 허용했다. 5월 평균자책점이 4점대(4.15)를 훌쩍 뛰어넘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의 구위 저하와 제구 난조가 더해간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삼성의 팀사정상, 그리고 선동열감독의 지키는 야구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현욱은 앞으로도 '애니콜' 임창용만큼이나 자주 마운드로 불려올라가야 할 것이다. 제 아무리 내구성이 좋다한들 무리한 등판를 견딜수 있는 투수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정현욱의 야구인생이 그의 별명처럼 '노예'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선동열감독의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늦으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 기록은 스탯티즈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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