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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4월 성적으로 뽑은 포지션별 Best Player(투수편)

by 푸른가람 2009.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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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요즘입니다. 응원팀의 성적은 슬슬 하향세를 그리고 있고, 시즌 초의 장밋빛 전망들은 그저 희망사항이었을 뿐임을 깨닫게 되네요. 들리는 소식이라곤 주전들의 잇딴 부상 소식이요, 삼성팬들 내부에서도 올시즌은 포기해야 한다는 섣부른 비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삼성의 성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서 야구에 대한 열정과 게임에 임하는 투지와 근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무언가 무기력해 보이고 덕아웃의 분위기도 활기가 없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멤버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조차 없는 팀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동열감독 부임 이후 삼성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활화산같은 공격력이 실종되어 버린 것은 정말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팀은 3연패에 빠져 있고, 자칫하면 SK와의 3연전마저 스윕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듭니다. 혹시라도 비나 내려준다면 고마울 정도네요. 팀에 대한 애착이 떨어지다보니 다른 팀 선수들에도 눈이 갑니다. 여러 기록들을 살펴보다 문득 4월에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로 한 팀을 구성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4월에 최고의 성적을 거둔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을 가려 133경기에 임한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호기심이 들기도 하네요.


선발투수 : 류현진(한화)

5경기 선발출장, 32.2이닝,  4승 무패, ERA 2.76, 피안타 24(홈런 3), 탈삼진 38, WHIP 1.16, K/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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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기록만으로 본다면 4승 1패 평균자책 1.76을 기록한 이현승(히어로즈), 4승 무패 평균자책 2.08을 기록한 송은범(SK)이 류현진보다 나아 보였지만, 역시 선발투수가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안정감과 이닝당 탈삼진 비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준 류현진을 선택했다. 물론, 누적스탯에서도 이현승이나 송은범은 아직 류현진의 상대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토너먼트 결승에 내보낼 선발투수 1명을 골라야 한다면 아직은 류현진이 그 자리에 서야 할 것 같다.

중간계투 : 정현욱(삼성)

11경기 출장, 16.0이닝, 1승 1패 5홀드 1세이브, ERA 0.56, 피안타 14, 탈삼진 18, WHIP 1.31,  K/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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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의 영웅 정현욱이 시즌개막과 함께 삼성의 정노예로 돌아왔다. 시즌 초반에는 부진하던 오승환을 대신해 마무리 역할을 잠깐 맡기도 했지만 팀 경기수의 절반을 넘는 11경기에 등판해 16이닝을 묵묵히 던졌다. WBC의 경험이 정현욱의 자신감을 키워주었다. 위기상황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으며,  탈삼진 능력도 리그 최상급이다. 오승환에 필적할 마무리 투수의 재질을 갖고 있지만 불행히도 그는 오승환과 같은 팀에 있다.
 
역시 같은팀 소속의 권혁과 두산의 고창성도 정현욱 못지않은 활약을 보였다. 권혁은 13경기에서 10.2이닝을 투구해 2승 1패 6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은 1.69, WHIP 1.03의 준수한 성적이다. 특히, K/9 13.50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물론 오승환은 예외다). 두산 고창성의 활약도 눈이 부실 정도다. 12경기에서 17.2이닝을 투구하며 4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 0.51, WHIP 0.74의 짠물투구로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K/9가 6.11로 상대적으로 탈삼진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흠아닌 흠으로 지적될 수 있겠다.

마무리 : 오승환(삼성)

11경기 출장, 10.1이닝, 7세이브, ERA 1.74, 피안타 5(홈런 2), 탈삼진 19, WHIP 1.16, K/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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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2009 시즌 출발은 무척 불안했다. WBC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LG와의 개막전에서는 처음으로 세타자 연속 볼넷 출루라는 진기록도 허용했다. 히어로즈를 만나서는 더욱 부진했다. 2경기에서 볼넷과 홈런 하나씩을 허용하며 각각 1실점했다. 초반 세경기를 마친 시점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7.71로 치솟았고, WHIP는 무려 3.43에 달했다.

지난 3년간 리그를 지배했던 최고의 마무리투수의 기록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성적표였지만, 최고답게 오승환은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4월 10일 KIA전부터 그의 투구는 확연히 달라졌다. 마치 2006년 오승환의 재림을 보는 듯 했다. 이후 8경기에서 8이닝동안 그가 허용한 안타와 볼넷은 단 2개씩에 불과했다. 반면 그가 뺏어낸 삼진은 무려 16개였다. 관심거리는 오승환이 올시즌 과연 몇개의 세이브를 기록할 것인가가 아니라 블론 세이브를 몇차례나 기록할까 하는 정도다.

기록만으로 보자면 히어로즈의 황두성이 앞서는 면도 많다. 황두성은 10경기에 출장해 9.2이닝동안 6안타 1볼넷만을 허용하는 짠물투구를 선보였다. 평균자책점도 0.93, WHIP도 0.72로 오승환의 그것에 비해 뛰어나다. K/9도 10.24로 오승환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결코 나쁜 수준이 아니다. 황두성이 못했던 것이 아니라 오승환이 그만큼 뛰어났다는 얘기다. 시즌 초반의 2실점만 아니었다면 그는 어쩌면 평균자책 0에 도전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 기록은 한국야구위원회와 스탯티즈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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