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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히어로즈 5차전 리뷰 - 삼성, 실책으로 무너지다

by 푸른가람 200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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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승부처마다 터져나온 실책 탓에 다잡았던 경기를 히어로즈에 헌납하고 말았다. 삼성과 히어로즈의 시즌 5차전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선동열감독은 히어로즈 선발 장원삼에 대비한 우타자 플래툰 라인업을 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삼성 선발 크루세타도 출발은 괜찮았지만 5회가 한계였다.

5회초 히어로즈 공격에서 허준의 안타로 맞은 1사 1루에서 김일경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김상수가 송구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이닝을 마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김이 샌 크루세타는 다음 타자 황재균과 무리한 승부를 벌이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있는 황재균현재윤의 투수리드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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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의 호투에 밀리던 삼성의 반격은 7회말에 시작됐다. 선두 김창희의 안타타구를 히어로즈 좌익수 송지만이 더듬는 사이 김창희가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펼쳐 2루에 진출했다. 이어 대타로 나온 신명철의 안타가 이어지며 무사 1, 3루 절호의 득점기회를 맞았다.

동점은 기본이고, 역전까지 노려볼만한 챤스였지만 히어로즈의 수비도 만만하지는 않았다. 현재윤의 기습번트때  3루주자 김창희가 홈을 파다 홈에서 태그아웃 당하며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번트시도를 간파한 히어로즈 1루수 이숭용의 재빠른 대처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었다.

삼성의 추격의지도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았다.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던 조동찬이 기대치 않았던 적시타를 터뜨려 준 것이다.  김상수 타석때는 절묘한 더블스틸로 현재윤이 홈을 파고들며 기어이 2:2 동점을 이뤄냈다. 삼성의 작전도 과감했지만, 히어로즈 내야진의 수비 포메이션에도 헛점이 보였다.

동점상황이 되자 삼성에선 전가의 보도처럼 필승 불펜진을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권혁 - 정현욱이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결과는 그다지 산뜻하지 못했다. 권혁은 좌타자 클락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키웠고, 정현욱은 안타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실책을 범하며 결승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수비의 탄탄함 빼고는 변변히 내세울게 없는 삼성으로선 승부처마다 터져나온 실책이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은 히어로즈보다 많은 8개의 안타를 치고도 5안타의 히어로즈에 무릎을 꿇었다. 5개의 사사구를 허용한 것도 문제지만, 역시 치명적인 부분은 3개의 실책이었다. 어차피 결과론이지만 5회 김상수가 깔끔하게 더블플레이를 성공시켰다면(물론, 강봉규가 아닌 채태인이 1루를 지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 2실점도 없었을 것이고, 8회 정현욱이 1루에서 제대로 포구했더라면 뼈아픈 패배도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삼성은 껄끄러운 '히어로즈 징크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선동열감독은 "정현욱이 좋은 경험을 했다"며 애써 아쉬움을 달랬지만, 이날 경기는 앞으로도 몇번을 곱씹게될만큼 아쉬운 패배였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좌완투수 플래툰 시스템도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선동열감독도 이제는 느낄 때가 지났다. 기대했던 우타자들의 타격은 터져주질 않고, 수비의 짜임새는 현저히 떨어진다. 히어로즈와의 5차전은 정현욱이 아니라 정작 선동열감독에 좋은 경험이 되어야 할 것 같다.

* 기록은 스탯티즈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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