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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도깨비팀' 멕시코와의 리턴매치, 다행일까 불행일까

by 푸른가람 2009.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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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제2라운드 첫 상대가 멕시코로 정해졌다. 14일 벌어진 B조 1,2위 결정전에서 멕시코는 쿠바에 4:16, 6회 콜드게임패를 당하며 자연스레 우리나라와 맞붙게 됐다. 지난 2006년 제1회 WBC대회 제2라운드에서 만난 뒤 3년만의 리턴매치인 셈이다. 당시에는 이승엽의 1회 결승홈런과 서재응의 호투가 곁들여지며 한국이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번 대회 멕시코 대표팀은 '도깨비팀'이라 불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무지 전력을 종잡을 수 없다. 호주에 7:17로 콜드게임패하며 무너지는가 싶더니 패자부활전에서는 16:1로 대승을 거두는 등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패가 모두 10점차 이상으로 갈렸다. 활화산같은 공격력은 매섭지만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불안하다.

메이저리거가 이끄는 타선은 무섭다. 특히나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어 국내 야구팬들에게 친숙한 카림 가르시아가 3개의 홈런으로 홈런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고, 칸투와 곤잘레스 등 거포들이 수두룩하다. 1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팀타율은 무려 .346로 쿠바, 베네수엘라에 이어 3위, 홈런은 12개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이 무려 10.74로 16개 참가국중 15위다. 극단적인 타고투저의 팀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야구경기가 어느 정도의 '이변'을 내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멕시코의 경우는 그 기복이 너무 심했다. 그래서 오히려 예측이 곤란하다. 언론에서는 아마최강 쿠바를 피한 것이 다행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 입장에선 최근 상대전적에서 3연승을 거두고 있는 멕시코가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도 물론 가능하다.

바꿔 생각하면 멕시코 역시 일본보다는 한국을 만만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추신수를 제외하곤 변변한 빅리거가 없는 우리와 비교해 멕시코는 최종 엔트리 28명 가운데 19명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매경기 널뛰기를 하고는 있지만 한번 불붙으면 겉잡을 수 없는 폭발력이 무섭다. 투수력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지금까지의 기록은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모든 경기가 다 그렇겠지만 멕시코전에 나설 우리 대표팀 선발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기 초반 상대 공격의 예봉을 무디게 하며 4 이닝 이상만 막아준다면 분명 한국에 승산이 있다. 힘으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멕시코 타자들의 공격적 성향을 이용해 유인하는 노련한 투구가 필요하다. 김인식감독은 좌타자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멕시코전에는 변화구 제구가 좋은 좌완투수를 중용할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대만전과 중국전에 호투했던 류현진, 윤석민의 선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본전의 영웅 봉중근도 강력한 후보중 한명이다. 우리와 상대해야 할 멕시코, 쿠바, 일본 어느 한팀도 만만한 팀이 없는만큼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인 셈이다. 멕시코전에 '올인'한다면 모든 투수를 총동원하는 벌떼작전도 가능할 것이다.

어찌됐던 경기의 승패야 끝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지만 '도깨비팀' 멕시코가 이번에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3월16일 낮 12시. 이틀 뒤 모든 국민들의 눈과 귀는 미국 샌디에이고로 쏠려 있을 것이다. 하필이면 그날 지상파 중계가 SBS-TV 단독이라는 게 '옥의 티'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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